자유한국당 전당대회서 압도적 표차로 선출된 이재영 청년최고위원(42)은 1975년생이다. 백팩에 운동화 차림으로 6일 기자와 만난 이 위원은 "마흔살 넘은 제가 청년최고위원이라는 것 자체가 심각한 일"이라며 "세대교체 없이는 한국당도 보수정치도 살아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보수정당 최악의 상황에서 당지도부로 선출된 이 위원은 "자유한국당의 세대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내년 지방선거서 최소 30%, 절반 정도는 청년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이 홍준표 당대표에게 이런 의견을 말하자, 홍 대표는 "꼭 숫자에 얽매이지 말고 (공천)기준을 잘 정하면 청년이 절반 넘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고 한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작은 집' 바른정당에게도 정당 지지도가 밀린 것은 특히 20~40대의 청장년층이 완전히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젊은 보수층을 잡지 못하면 한국당에 미래가 없다는 이 위원의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이 위원은 "청년층에서 보수정치와 한국당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서 슈스케(슈퍼스타케이)식으로 청년인재를 끌어모을수는 없다"며 "신선하고 능력있는 젊은 인재들을 찾아내 삼고초려해서 당으로 모시는 게 나의 가장 큰 임무"라고 말했다.
그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예로 들면서 "유럽은 정당이 마을마다 만들어놓은 놀이방과 교육시설에서 자연스럽게 토론을 하면서 정치활동을 배운다"며 "한국당도 이런 인프라스트럭쳐를 만들어야 하는데, 당사에 당직원들을 위한 어린이집을 만드는 일도 생각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여의도연구소 안에 있는 청년정책연구센터를 따로 떼어내 사무실을 홍대근처로 옮길 생각이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홍대에 '청년놀이터' 같은 공간을 만들고, 여기서 자유분방하게 정년정책을 설계하겠다는 의도다. 이 위원은 젊은이들이 직접 정책 아이디어를 내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정당 플랫폼을 구축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홍 신임 당대표와 친박계의 갈등이 불거지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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