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태극기 집회 열심히 나갔다…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억울해"
자유한국당 류석춘 신임 혁신위원장은 11일 "매주 토요일 시청 앞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태극기 집회에 열심히 참여하던 것이 개인적인 정체성"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월에는 태극기 집회의 참여 인원이 촛불집회보다 훨씬 많았지만, 언론이 사실 보도를 하지 않았다. 한국당의 107석 진지를 이용해 이런 풍토를 바꾸겠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혁신위원장 활동이 내년 지방선거의 공천에도 영향을 주는지 묻자 "공천 개입은 현장 정치인들의 선택"이라며 "당을 바꾸기 위해 여러 일을 겪다 보면 저는 아마 전사할 것이다. 논개처럼 같이 빠져 죽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류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함과 정치적 탄핵을 정면으로 거론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그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아 왔습니다.
당안팎에선 보수 혁신을 내세워 새로 출범한 홍준표 체제의 핵심격인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탄핵 과정을 총체적으로 비판하며 박 전 대통령을 사실상 공개적으로 두둔하고 나섬에 따라, 혁신위가 가동되기도 전에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만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류 위원장은 11일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한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류 위원장은 이어 "그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전신인 새누리당이 얼마나 잘했느냐 문제를 따져보면 일방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출당조치를 하는 것은 시체에 칼질하는 것"이라며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는 또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저 또한 그렇다"며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뇌물죄로 엮으려고 하는데 엮이지가 않아서 검찰이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고, 이것이 실체"라고도 했습니다.
그는 "법으로 들어가면 (박 전 대통령이) 무엇을 어겼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정치적인 탄핵이고, 정치형은 굉장히 억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탄핵의 본질에 대해선 "정치적 실패다. 총체적 결정을 할 대통령이 그런 일을 잘 못해서 겪은 일"이라면서도 "예컨대 대통령이 태반주사를 맞은 게 법적 문제인가, 그런데 그런 것을 가지고 야당과 여당 일부에서 공격을 엄청나게 했고 그것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대통령이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류 위원장은 이어진 '탄핵이 국정운영 실패에 비해서 지는 책임이 과하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전제한 뒤 "국정농단은 농단한 사람을 전제하는 것인데, 농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언론이 다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광우병 파동을 언급하며 "광우병 사태를 초등학생까지 끌고나와 대통령 하야하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면서 "이것 비슷하게 진행된 게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이고, 허무맹랑한 주장에 동조한 집권 여당과 관련 부서 책임자, 청와대 책임자, 언론사가 다 문제"라고까지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박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정당이 탄핵에 앞장선 것을 대단히 양심적인 일을 한 것으로 치켜세우는 것은 잘못"이라며 "탄핵한 (자유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의 모습은 지리멸렬이고 그것을 바로잡겠다"고 단언했습니다.
당내에서 제기되는 친박 청산 문제에 대해선 충분한 논의를 거치겠다며 즉답을 피하면서 "인적 쇄신의 요체는 무엇이 더 결정적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친박 진영을 사실상 두둔하는 듯한 해석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류 위원장은 "나 스스로는 태극기 집회를 매주 열심히 나갔다"면서 "촛불집회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태극기 집회 숫자에 압도됐는데, 언론이 사실 보도를 안 했다"며 거듭 언론 보도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내에서는 한국당 혁신을 통해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거치며 궤멸하다시피 한 보수 진영을 재건하는 책임을 지게 된 혁신위원장이 '정치적 탄핵'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서자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가치관을 포함한 근본적 자질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류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며 "혁신위원장이 먼저 언급하는 것은 결코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한다"면서 "혁신위도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언급을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근본적 가치관을 포함해 류
한 재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해 우리 당에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 싶지만, 국민의 인식과 같이 가야 하는 문제"라며 "그런 식으로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다 부정하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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