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과세, 사랑과세, 존경과세.
정부 여당이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방침을 밝힌 후 여당에서 붙인 증세 이름들입니다.
세금에 좋은 이미지를 덧씌우는 '작명전쟁'이 시작된 건 역대 정부중 세금을 올려 잘 된 정부가 없었다는 역사적인 교훈 때문이죠.
참여정부는 2005년, 고가의 주택보유자에게 높은 세금을 매기겠다며 종합부동산세를 만들었죠.
하지만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끌던 야당으로부터 임기 내내 '세금폭탄'이란 비판에 시달렸고, 결국 정권을 내준 이유 중 하나가 됐습니다.
박근혜 정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2013년 소득세법을 개정하면서 연말정산 부담액이 대폭 증가하는 대란이 일어나자, 수많은 샐러리맨으로부터 "또 다른 세금폭탄"이라는 분노를 샀죠.
담뱃값 인상도 '서민증세'란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요.
공교롭게 증세논란에 휩싸인 과거 정권은 모두 야당에게 정권을 넘겨줘, '세금을 올리고 선거에서 이긴 정권이 없다'는 속설이 우리나라에서도 어김없이 증명됐습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자신들이 올렸던 담뱃값을 다시 내리는 법안을 곧 제출한다고 합니다.
현재 4,500원인걸 원래 가격이었던 2천5백원으로 내리자는 거죠.
증세를 주장하는 정부 여당에 약을 올리는 겁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