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휴가를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했습니다.
'휴가인지, 출장인지' 아리송했던 문 대통령의 휴가를 송주영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 기자 】
안녕하세요.
【 질문 1 】
먼저 문 대통령의 휴가 기간은 4박5일인가요, 6박7일인가요. 언론보도가 제 각각이던데요?
【 기자 】
'휴가일수' 계산법이 달라 벌어진 일종의 해프닝인데요.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연차는 4박5일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달 31일부터 어제(4일)까지입니다.
그런데 6박7일이라고 보도가 나오는 건, 주말을 포함해서 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문 대통령 휴가 기간이 '4박5일이다, 6박7일이다' 들쑥날쑥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청와대가 출입기자들에게 '공식 연차는 4박5일'이라는 문자공지까지 했습니다.
【 질문 2 】
청와대가 '휴가 일수' 계산법에 좀 민감한 분위기였나요?
【 기자 】
표면적으로 특별히 민간한 기류가 감지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도발로 문 대통령의 휴가 자체가 좀 논란이지 않았습니까.
특히 야당에서는 안보불안 상황에서 대통령이 휴가를 강행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죠.
이런 부정적 여론이 국민들 사이에 확산하는 건, 청와대에게 부담이었을 겁니다.
아무래도 휴일인 주말까지 넣어 '6박7일'이란 보도가 나갈 경우, "대통령의 휴가가 너무 길다"는 부정적 인상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질문3 】
살짝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떠난 문 대통령의 휴가 모습은 어땠나요?
【 기자 】
청와대가 일부 공개한 문 대통령 모습 중에서는 '오대산 등산'이 가장 휴가다웠습니다.
평소 등산을 좋아하던 문 대통령은 수행원 6~7명과 함께 강원도 평창의 오대산을 갔습니다.
당연히 시민들과의 만남이 이어졌는데요.
무릎을 굽힌 채 앉아서 어린이의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하산길에 등산객에게 먼저 악수도 건네고,
가랑비에 젖고 땀으로 범벅이 된 모습으로, 시민들과 함께 기념 촬영는 모습이 공개습니다.
【 질문4 】
이렇게 보면 일반 시민과 다를 바 없는 휴가 모습인데요. 왜 문 대통령이 '휴가를 갔는지, 출장을 갔는 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오죠?
【 기자 】
오대산 등산 외에 청와대가 공개한 일정은 대부분 '안보'에 중점을 둔 행보였기 때문입니다.
우선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휴가를 보내던 문 대통령은 지난 2일에는 인도네시아 국방 장관을 만나 '방산 분야' 협력을 논의했습니다.
다음 날인 3일에는 사령부 인근에 있는 잠수함 사령부와 안중근함을 방문했습니다.
청와대가 SNS를 통해 밝힌 문 대통령 일정 4건 중 3건이 '안보'입니다.
문 대통령 휴가 일정이 공무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고 보여지는 이유인데요.
안보 공백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잠수함 내부 사진 공개는, 지난 번 전용기 내부 공개에 이어 또다시 군기물 유츨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 질문5 】
그런데 문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기 전 '민간단체도 대북 전단지를 살포할 수 없게 법적으로 막을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단 얘기가 있죠?
【 기자 】
네.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을 처음 발사한 지난달 4일 이후라고 합니다.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을 통해 상호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고 제안했을 때입니다.
이번 지시는 문 대통령의 오랜 생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의원 시절이던 2014년 11월 동료 의원 27명과 함께 '대북 전단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으로는 주민 안전 문제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지 살포를 전면적으로 막기 어려워, 논란도 예상됩니다.
【 질문6 】
그런데 이런 문 대통령 지시 이후 북한이 또 다시 ICBM급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데요.
아무래도 문 대통령이 휴가지인 진해에서 여로 구상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 기자 】
네. 이른바 '진해 구성'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애초 청와대는 휴가 이후 문 대통령이 어떤 구상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베를린 구상에 이은 또 다른 구상을 발표한다는 건 상당한 부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휴가를 다녀온 문 대통령 앞에는 한미정상간 대북해법, 벤처중소기업부 장관 등 인선, 사드 배치 등 어려운 현안들이 많습니다.
국민들의 시선이 대통령의 휴가 이후 구상에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 질문7 】
그런 구상은 언제쯤 공개될까요?
【 기자 】
아무래도 오는 7일 문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보회의는 매주 월요일 오후에 예정돼 있는데요.
문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업무에 복귀해서 목소리를 내는 첫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청와대는 오늘 휴가지에서 독서하고 있는 문 대통령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문 대통령이 충전하고 돌아온 만큼 국내외 현안을 잘 풀어갈 예정이라며 성원을 당부했습니다.
【 앵커 】
지금까지 송주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