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유승민 설득할 것"…갈리는 바른정당 의원들, 평행선 만나게 될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야당 재편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바른정당 내 통합파 의원들이 별도 모임을 갖고 전략을 논의하는 등 서서히 독자 행동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일부 강경 통합파 의원들은 자강파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계속하면서도 끝내 평행선을 달린다면 오는 '11·13 전당대회' 이전에 집단탈당도 불사하겠다는 태세여서 보수야당 재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당의 최대주주 격인 김무성 의원을 포함한 통합파 의원 9명은 13일 아침 여의도 모처에서 별도 회의를 열고 한국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략을 논의했습니다.
이들은 한국당에서 제안한 '당대 당 통합안'이 당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방식이라고 보고 자강파 의원에 대한 설득 노력을 일단은 계속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김용태 의원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당대 당 통합이 아닌 이대로 쪼개지는 방식이라면 사무처는 붕괴되고 원외도 황당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유승민 의원이 키를 쥐고 있으니 끝까지 설득을 해보자는 이야기고 오갔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통합파는 양당 3선 의원 모임에서 결성키로 한 이른바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 추진위원 선정 안건을 이르면 오는 16일 당 최고위원회에 올리기로 하는 등 통합 논의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당이 이날 통추위 위원 3명(이철우·홍문표·김성태)을 임명함에 따라 바른정당 역시 통합파 인사 중 현역 의원 3명이 선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당 3선 의원 모임을 주도한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통화에서 "한국당의 인선 규모 등을 참고할 예정"이라며 "당 최고위에서의 안건 논의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불발된다면 독자적으로 꾸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자강파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서 압도적 세를 과시하는 만큼 최고위 의결을 통한 추진위원 인선은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쏠립니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전당대회 문제도 있고 어떻게 뜻을 모아야 하는지가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보수통합 논의가 생각외로 급물살을 타면서 집단탈당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당내 자강파들은 잔뜩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일부 자강파 의원들은 통합파 의원들을 상대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어 양 세력 간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전날에 이어 당 지도부의 아침 공식회의가 열리지 않은 것을 두고는 통합파 세력의 꼼수라는 음모론마저 제기됐습니다.
연이틀 회의 개최가 불발된 데 대한 당의 대외적 이유는 지도부의 국감 일정이지만, 당이 '폭풍전야'에 놓인 상황에서 주 권한대행이 자강파와 통합파가 격돌할 수 있는 자리를 일부러 만들지 않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양측이 격돌할 경우 통합파의 입지가 위축될 수 있으므로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마찰을 최대한 피하면서 '시간 벌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지상욱 의원은 통화에서 "국정감사를 핑계로 한 통합파들의 야반도주 행태"라면서 "국감 중에 당을 깨려고 하는 건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자강파 쪽에서도 통합파를 대상으로 한 설득 노력은 계속됐습니다.
자강파로 분류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통합파 수장격인 김무성 의원을 만나 보수통합 시기상조론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남 지사는 통화에서 "하도 당이 깨진다고 해서 김 의원을 만났다"면서 "지금 당장의 보수통합은 보수 분열의 고착화로 갈 수 있다. 서두르지 말고 제대로 된 통합을 할 수 있도
남 지사는 "김 의원은 한국당과 통합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통합파 설득 작업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에 절대 안 되는 것은 없다"며 자강파와 통합파간 '극적 합의' 가능성을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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