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16일 열린 1심 속행공판에서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법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제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고 말했고, 변호인단은 전원 사임계를 제출했습니다.
다음은 박 전 대통령의 입장 전문입니다.
『구속되어 주 4회씩 재판받은 지난 6개월은 참담하고 비참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상상조차 하지 못한 배신으로 되돌아왔고, 이로 인해 저는 모든 명예와 삶을 잃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시던 공직자들과 국가 경제를 위해 노력하시던 기업인들이 피고인으로 전락해 재판받는 걸 지켜보는 것은 참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염려해주시는 분들께 송구한 마음으로 공정한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마음으로 담담히 견뎌왔습니다. 사사로운 인연을 위해서 대통령 권한을 남용한 사실이 없다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믿음과 법이 정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심신의 고통을 인내했습니다.
저는 롯데나 SK뿐 아니라 재임 기간 그 누구로부터도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습니다. 재판 과정에서도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충분히 밝혀졌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저에 대한 구속기한이 끝나는 날이었으나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3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였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6개월 동안 수사하고 법원은 다시 6개월 동안 재판을 했는데 다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변호인들은 물론 저 역시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변호인단은 사임의 의사를 전해왔습니다.
이제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습니다. 더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지도 모
끝으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합니다.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와 기업인에겐 관용이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