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대서 장비 없이 석면 작업하다 폐암까지…군 상대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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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석면을 흔히 '죽음의 먼지'라 부르죠.
군대에서 석면에 노출된 채 작업하던 육군 장교가 폐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군은 석면 작업과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요?
김근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14년 육군 대위로 복무 중이던 유 모 씨는 갑자기 심해진 기침에 병원을 찾았습니다.

입대 전 신체검사에서 1등급을 받고 평소 담배도 피우지 않던 유 씨의 병명은 폐암 4기, 아내의 출산을 한 달 앞둔 상황이었습니다.

▶ 인터뷰 : 유 모 씨 / 전 육군 대위
- "목에서 기침이 심해지고 피가 나오는…. 일반적인 치료에 벗어나서 임상시험을 받고 있고요. 앞으로 얼마나 살지 그건…. "

원인은 바로 석면이었습니다.

소위 임관 첫 해인 2008년부터 통신병과에 근무했던 유 씨는 낡은 막사나 건물 천장을 제거하고 통신 선로를 설치하는 작업을 도맡았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방진마스크 등 석면에 대한 보호 장비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 씨는 전역 후 군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군은 석면 때문이 아니라며 폐암에 대한 연금을 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유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유 씨가 일한 건물 천장에서 석면의 법정기준치인 1%를 넘는 5%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실제 2011년 국방부 전수 조사에서도 군 건물 30%에서 석면이 검출됐지만, 현재도 절반 이상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중로 / 국민의당 의원
- "예산 부족으로 5천 동밖에 해소가 안 됐습니다. 2만 5천 동이 남아있는데 현재 예산으로는 3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특히 장병들이 장시간 거주하는 병영생활관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재기 기자, 방민성 VJ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