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들어와 농가에서 일손을 거드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욕설과 폭행에 시달리는 것도 문제지만, 제대로 된 잠자리나 화장실 이용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비닐하우스 안쪽에 마련해둔 컨테이너 박스.
캄보디아 출신 A씨가 4년 9개월 동안 생활해온 곳입니다.
보안이 허술한 탓에 '작업반장'이 멋대로 들어와 A씨의 둔부를 때리기도 했고,
"이리와 오빠가 기분 나빠. '하지마 하지마' 이게…. 한국에선 어떤지 알아? 응? 한국에선? (안 돼. 하지마) "
▶ 인터뷰 : A씨 /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
- "굉장히 기분이 나빠서 '자꾸 오지 마라. 남편이 있다'고 얘기해도 '한국에선 아무 문제 없다'는 식으로 얘기했고…."
매달 35만 원가량을 '숙소비'란 명목으로 떼갔습니다.
다른 곳에서 일했던 B씨 역시, 문도 없는 야외 화장실이 딸린 컨테이너에서 묵었지만 매달 25만 원을 뜯겼습니다.
불법 근로계약서는 기본, 계속된 추가 업무에 항의하자 욕설이 날아듭니다.
"XXX 없는 것들이 XX. 문 잠가버려. (8시간 반) 필요 없어. 10시간이고, 11시간이고 내가 하라는 대로 하는 거야."
▶ 인터뷰 : 김이찬 / 지구인의 정류장 대표
- "사람이 살 수 있는 집이 어떤 것인지 등에 관해서 노동부에는 아무 지침이 없다는 거예요. 그리고 법률도 없고. 거기에 사람이 살고 있어요."
실제로 농어업에 종사하는 약 1만 7,000명의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80%는 '학대' 수준의 숙소에 머물고 있는 상황.
▶ 인터뷰 : 이용득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비닐하우스 주거로 대표되는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이 꼭 필요합니다. 경제 대국 대한민국 국격에 걸맞은 조치이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업주가 숙소 정보를 미리 알리고, 이를 국가가 지원하고 사후 감독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국회 통과 여부가 주목됩니다.
MBN 뉴스 김문영입니다. [nowmoon@mbn.co.kr]
영상취재 : 윤남석 VJ
영상편집 : 서정혁
화면제공 : 지구인의 정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