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미 대표 공개서한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께,
귀하의 한국 국빈방문을 맞아, 정의당은 한-미관계가 한반도의 불안을 해소하고 평화를 실현하며, 어느 한 국가의 일방적 이익이 아닌 상호이익을 신장하는 공동번영의 관계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현재 한반도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UN총회에서 귀하의 연설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강력한 반발 등 설전을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칫 말의 전쟁이 실제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 국민의 일부는 귀하의 방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판문점을 방문한 귀국의 매티스 국방장관이 “전쟁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가 목표”라고 해서 다소 안도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인 귀하께서 직접, 전쟁이 아닌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를 비핵화 하겠다는 의지와 계획을 말씀해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최근 귀국의 의회조사국은 분석보고서를 통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한반도 전쟁이 일어날 경우 며칠 안에 수십만 명이 사망한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북한과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서울과 수도권에는 2천 5백만 명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그 피해는 비단 한국 국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은 3만 6천여 명이 전사하고, 수십만 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이 최근 언급한 『This Kind of War』라는 책에도 생생하게 묘사됩니다만, 미국이 치른 전쟁 중에서도 가장 비참한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얼마 전 뉴욕타임스에 실려 화제가 된 작가 한강의 기고문에도 나오듯, “한국인들은 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위협에도 고요하고 담담하지만 동시에 언제나 전쟁의 참혹함을 의식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이 발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습니다. 부모를 잃은 아이들, 자식의 전사통지서를 받은 부모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울부짖을 민초들에게는 전쟁은 발발 자체가 패배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좋은 전쟁도 가장 나쁜 평화만 못 하다”는 경구를 한반도에 사는 우리는 온 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정의당은 정중하지만 강력히 주장합니다. 귀하께서 9월 19일 UN 연설에서 “북한의 완전파괴”를 언급하고, 그 며칠 후 북한 리용호 외상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표현을 써가며 귀하를 비난하는 일이 재발되어서는 안 됩니다. 수소폭탄-ICBM 실험과 ‘죽음의 백조(B-1B 폭격기)’가 NLL을 넘어 북한 타격연습을 하는 강 대 강의 대결은 한반도 평화에도 각국의 안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수차례 연설에서 언급했습니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은 안 됩니다.” 우리 국민들도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절대다수가 “전쟁반대, 평화수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귀하께서 긴장과 갈등 심화라는 악순환의 촉발자가 아닌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제안드립니다.
핵과 미사일 등 북한 문제는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외교적 수단에 의해 해결되어야 합니다. 제재와 압박은 북한을 대화의 장에 나오게 하기 위한 수단이지, 대화를 회피하는 명분일 수 없습니다. 외교적 수단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강력한 제재만을 추구하고 대화를 외면한다면, 북한 문제의 해결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군사적 수단이 아닌 전쟁 차단의 예방외교를 실시하고, 북한을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유인책을 사용해야 합니다.
귀하께서 정상회담과 국회 연설에서 문제를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다음의 사항을 제시해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첫째, 대북 직접 대화 등 양자적, 다자적 대화를 통한 상황 타개의 의지와 구체적 계획을 천명해주십시오. 둘째, 북핵 문제의 실질적 해법, 한반도비핵화 프로세스 복원 대책을 제시해주십시오. 셋째,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가져올 비전을 제시해주십시오. 넷째, 동맹에 국한되지 않는 동북아 국가와의 전면 협력, 다자협력체제 강화의 비전을 제시해주십시오.
마지막으로 한미FTA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유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체결된 협정이 각국의 노동자, 농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면 개정돼야 마땅합니다. 귀하의 인식과는 달리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협정에 포함된 많은 독소조항이 대한민국의 주권을 위협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무역질서로 전환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전개돼야 합니다.
한반도 그리고 동아시아가 전쟁과 평화의 갈림길에 선 시점입니다. 이 지역을 방문하시는 귀하의 말과 행보가 전쟁의 구름을 몰아내는 평화의 바람이 되기를 기원하며, 한-미 정상회담과 국회 연설에서 우리의 바람과 제안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응답을 기대합니다.
2017년 11월 6일
정의당 (대표 이정미)
■ 김종대 평화로운 한반도 본부장 현장발언
북한 핵문제 해결의 관건은 미국과 북한의 적대관계 청산입니다.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적대관계가 청산되는 것이 아니라, 적대관계가 청산되어야 핵문제가 해결되는 것입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것은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공격하는 군사계획이 아니라, 핵문제가 발생한 이유, 즉 적대관계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동북아 국가 순방은 북한을 고립시키고 압살하는 국제 공조를 도모하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피할 수 없는 한반도에서의 극단의 행동으로 치닫는 파국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전쟁보다 더 끔찍한 피해를 모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순방은 전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제재와 압박의 외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껏 고수해 온 북한에 대한 강압과 고립의 정책에서 벗어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도 핵을 앞세워 초강대국을 굴복시키고 체제 생존을 도모하겠다는 망상을 버려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북한 핵은 공멸의 무기, 자폭의 무기가 되고 말 것입니다. 이제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전쟁의 당사자였던 미국과 북한은 평화를 위한 협상과 대타협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는 트럼프에게 요구합니다. 전쟁을 예방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장도에 거침없이 나서는 평화의 지도자가 되어주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국회 연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트럼프는 전쟁의 불안에 휩싸인 한반도 현실을 직시해 지혜로운 판단으로 존경받는 지도자가 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 심상정 전 대표 현장발언
심상정, 트럼프 대통령에게 드리는 네 가지 제안
- 한미동맹은 평화동맹, 공동번영 동맹이며 민주적 동맹이어야 한다는 우리 국민들의 믿음 확인될 수 있길
- 문재인-트럼프, 두 정상이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리더십 발휘해야
- 평창올림픽 시기와 조우하는 한미연합훈련 조정하는 지혜 발휘한다면 북한 평창올림픽 참가의 가장 효과적인 초대장 될 것
내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합니다. 마음 편히 축하만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국민들은 북핵과 전쟁위기에 둘러싸여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의 분화구에서 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매일매일 피 말리는 ‘불안한 평화의 시대’를 벗어나는 국면전환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한미동맹은 평화동맹이고, 공동번영을 위한 동맹이며, 상호 주권이 존중되는 민주적 동맹이어야 한다는 우리 국민들의 믿음이 확인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 앞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일방적인 군사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주기 바랍니다. 사후 통보가 아니라 계획 수립단계부터 한국과 미국이 함께 협의할 수 있도록 동맹 관계가 조정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정부가 안보의 당사자로서 마땅히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최대한의 압박과 최대한의 관여’, 이 대북전략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최대한의 압박’은 해왔는데 ‘최대한의 관여’ 프로그램은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이야말로 ‘최대한의 대화와 협상’ 전략이 구체화되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한미정상회담, 한중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의 가닥이 잡히기를 바랍니다.
2. 이번 트럼프 방한의 가장 큰 목적 중의 하나가 한미FTA 재협상일 것입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반도 긴장 고조를 한미FTA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로 활용할 생각을 말라는 것입니다. 한미FTA 협상에 안보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며 동맹 정신에도 어긋나는 것입니다.
한미FTA 재협상은 애초 협정의 불공정성을 바로잡는 협상이어야 합니다. 자유무역을 위한 협정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협정체결 이후에 협정체결 전보다 많은 22건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등 수입규제를 강행했습니다. 또 한미FTA 규정을 빌미로 중소기업적합업종의 법제화나 저탄소자동차 보조금 도입 등 우리의 민생과 환경 주권을 훼손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와 농업을 살리고자 대한민국의 제조업과 농민의 추가희생을 요구하는 그런 FTA 재협상이라면, 우리 국민들도 더 이상 한미FTA 협정을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3.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간의 동맹입니다. 한국도 미국도 주권국가로서 각자 국익을 따지는 헌법적 질서가 있습니다. 미국이 안보든 통상이든 대외정책들에 대해 의회에 보고하고 청문회 거치고 승인받는 민주적 절차가 엄격하듯이, 대한민국도 행정부의 협상을 국회가 검토하고 우리의 국익을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소파협정이나 무기구매과정, 최근 사드 배치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부를 동등한 민주국가로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회 연설에서 대한민국 국회가 국익을 따지는 절차를 존중하겠다는 의지가 천명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럼으로써 굳건하고 지속가능한 동맹이 약속되기를 바랍니다.
4.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 드립니다. 한미정상이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주기 바랍니다. 내년 3월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이 관례대로 실시된다면 평창올림픽, 패럴림픽대회와 시기적으로 조우할 수밖에 없습니다. 평화를 위한 세계인의 축제에 한반도 긴장 상황이 맞물린다면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침 유엔이 11월 13일 ‘올림픽휴전결의안’을 채택할 계획인 만큼, 한미정상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