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양측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같은데, 표현하는 단어는 다른 곳이 몇 군데 있었습니다.
이 단어 때문에 묘한 기싸움도 있었습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남북 고위급 회담이 끝나고 남북 대표는 공동보도문을 서로 한차례 낭독했습니다.
하지만, 단어가 조금 달랐습니다.
▶ 인터뷰 : 조명균 / 통일부 장관
-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 인터뷰 : 리선권 / 북한 조평통 위원장
-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끼리 원칙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문제를 풀어나가는 주체의 표현을 두고 남한과 북한이 서로 미묘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2000년 남북정상선언 이후 북한은 '우리민족끼리'라는 표현을 쓰며 한반도 문제를 민족 차원에서 해결하자고 주장해왔기 때문입니다.
즉, 미국 등 동맹 국가들을 배제하자는 논리가 담긴 표현으로, 회담마다 고집했습니다.
▶ 인터뷰 : 조명균 / 통일부 장관 (어제)
- "북측의 우리민족끼리라고 하는 그런 주장은 이번 신년사뿐만 아니라, 과거서부터 계속 해 오고 있는 것이고. 또 과거에 보게되면 남북간 합의에도…."
순조롭게 진행되던 회담이 막판에 진통을 겪은 배경에도 북한이 '우리민족끼리'라는 표현을 고집했기 때문으로 전해집니다.
북한은 또 평창올림픽을 제23차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라고 표현하면서 우리 측 지역을 언급하기를 피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판문점 연락채널은 후속 회담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종료됐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hookiz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