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 군의 대북 확성 방송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비판 수위가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합동참모본부에서 '김정은 언급을 빼라'고 지시가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2년 전 북한이 처음으로 외신에게 비무장지대를 공개하며, 우리 대북 확성기 방송도 노출시켰습니다.
"죽을 만큼 잊고 싶다."
▶ 인터뷰 : 전남수 / 북한 군인 (2016년 1월)
- "미국의 사촉을 받는 남조선 괴뢰도당이 생억지를 쓴단 말입니다."
지난 2015년 남북 합의로 중단됐던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 4차 핵 도발로 재개된 시점으로,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모습입니다.
당시 우리 가요뿐 아니라 김정은에 대한 직접적 비난이 방송에 포함됐지만, 지난해 말부터 김정은 언급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신 "미사일에 돈을 써서 주민들이 고생한다", "고위층은 호의호식하는데 주민들은 굶주린다" 등 수위를 낮추거나, 평창 뉴스 등 민족동질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대체된 겁니다.
국회 김학용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정은 언급을 빼라고 지시한 것은 합동참모본부였습니다.
▶ 인터뷰 : 노재천 /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대북 심리전 작전 내용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확인해 드리는 것은 제한됩니다. 다만, 군은 작전 목적과 효과를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적용하여…."
일각에서 "앞으로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 위한 선제 조치가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jhookiz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