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한 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러시아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정 실장은 이날 중국에서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공항에서 곧바로 시내 외무부 청사로 이동해 오후 5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했다. 회담에는 러시아 측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한반도 문제 담당 특임대사 등이, 한국 측에선 우윤근 주러 한국대사가 배석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의 위기 극복을 위해 취해지고 있는 노력의 하나로 정 실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신이 평양과 워싱턴, 베이징을 거쳐 오늘 모스크바에 온 것은 한국 지도부가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지원하는 모든 국가의 견고한 연대 전선을 형성할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의 평화적 달성을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한 여러 건설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준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있을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 안정을 위한 획기적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데 있어 러시아 정부가 계속 긴밀히 협력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전했다.
양측은 약 15분 동안의 모두 발언 동안 언론 취재를 허용한 뒤 곧이어 비공개로 회담을 계속했다.
정 실장은 회담 뒤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 특사단 방북 결과와 그 결과에 관한 한미 간 협의 내용과 관련해서 러시아 측과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남북 간 대화(남북 정상회담)와 북미 정상회담에 관한 원칙적 합의 등을 적극 지지하고 계속 성원하겠다고 밝혔다. 두 차례의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한러 간에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
정 실장은 방러 이틀째인 14일 유리 아베리야노프 러시아 안보회의 제1부서기(국가안보실 부실장),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등을 만나 역시 방북, 방미 결과를 설명하고 한러 간 공조 방안을 논의한 뒤 이날 저녁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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