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발부되자 "이제 가야지…검사들 집에 들일 이유 없다"
친이계 분노…"이 순간 잊지 않겠다…정해진 각본에 따라 MB 구속"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구속수감되기 전 의외로 담담한 모습으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측근들이 오늘(23일) 전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저녁 구속영장 발부를 예상한 듯 논현동 자택에서 양복을 갖춰 입고 측근들을 맞았습니다.
이 전 대통령 자택에는 현역의원과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참모진 등 50여 명이 모였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명예에 금이 가게 해서 미안하다"며 "잘 대처하고 견딜 테니 각자 맡은 위치에서 잘해달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뉴스를 접하자 "이제 가야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측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우리 정부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일했는데 나 한 명 때문에 여러분들이 힘들어졌다"며 "내가 미안하다. 면목이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내란선동죄'로 구속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54년 만에 80이 다 돼서 감옥에 가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 측근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내 심정이 이것이다. 차분하게 대응하자"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가족들을 한 명씩 끌어안은 뒤 오열하는 아들 시형 씨에게 "왜 이렇게 약하나. 강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어 "검사들을 집까지 들어오게 할 이유가 없다"면서 측근들과 직접 나가서 구속영장을 확인하고, 검찰의 차량에 올랐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이 전 대통령이 현역의원들에게 지방선거가 어떻게 돼가는지 묻는 등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참모진들은 이 전 대통령이 검찰 차량을 타고 구치소로 향한 뒤 따로 모여 식사를 했으며, 청와대 참모진 등을 중심으로 자주 모여 이 전 대통령 구속 등 정국 상황에 대해 생각을 조율해 나가자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날 공식 논평을 삼갔지만 침통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특히 옛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은 이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해 '정치보복'이라면서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 농단으로 탄핵하고 구속한 지금 또 한 분의 반대파 전직 대통령을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 판단인가"라고 말했습니다.
홍 대표는 또 "오로지 주군의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적폐청산의 미명아래 정치보복을 하는 것이라고 국민은 보지 않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눈물이 자꾸 흐른다"며 "결코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친이계 좌장으로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은 평화방송과 불교방송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10개월 동안 모든 사건을 기획해서 어제 잡아갔다"며 "대통령을 하기만 하면 감옥 가는 것 아닌가. 국격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속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모든 것을 맞춘 것 아닌가"라며 "검찰이 국가를
김영우 의원은 "당장은 정치보복 쓰나미를 피할 길이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 '기울어진 정의'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며 "입맛에 맞는 적폐청산을 하고 있다. 전부 정해진 각본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