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발표를 현장에서 지켜본 싱가포르 메인프레스센터 연결해보겠습니다.
주진희 기자! 이번 합의문에 대해 현장에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비핵화를 향한 도약이 될 수 있을까요?
【 기자 】
일단은 부정적인 기류가 많습니다.
먼저 합의문을 꼼꼼히 뜯어보면서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재확인하면서 미국이 체제보장을 약속한 것이 큰 틀의 합의이지만 사실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2013년)
-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수령님과 우리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의 당과 국가와 천만 군민이 반드시 실현하여야…."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동의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겁니다.
떄문에 이번 회담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 어떻게 핵을 포기할 지 하는 부분인데, 그 부분이 쏙 빠진 겁니다.
【 앵커멘트 】
핵을 포기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어떻게 포기할 지 합의에 담기지 않았다면, 사실상 과거와 같은 제자리 걸음이 아닌가요?
【 기자 】
네 그래서 부정적인 기류가 많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에 대해 두루뭉술하게 다시 한번 거론한 것만으로도, 미국과의 대화를 얻어낸 겁니다.
미국과 대화가 북한에게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느슨해지고 숨쉴 구멍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또 합의문을 잘 보면,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재정립을 노력하겠다고 거론하면서 앞으로 대화의 여지도 넓어졌습니다.
【 앵커멘트 】
아니, 그러면 도대체 왜 이런 합의를 한 걸까요?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헛점을 모르지 않을텐데요.
【 기자 】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잘 봐야 합니다.
여러 스캔들로 정치적으로 국내 입지가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이 필요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내 정치적 이유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아시다시피, 완전한 비핵화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과학적으로 많은 과정을 기다리고 거쳐야 합니다. "
비핵화 과정 자체가 너무 오래 걸리는 만큼, 시간적 한계를 인정하고 일단 한 발 양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 앵커멘트 】
하지만 한 발 물러선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만 믿고 단순히 기다리려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 기자 】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단서를 달았습니다.
비핵화가 끝날 때까지 제재 해제는 없다는 단서를 단 겁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을 단장으로 다시한번 후속회담을 하기로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즉, 핵 포기 방법과 시기에 대해 앞으로 끈질기게 이야기를 시작하겠다는 물꼬는 단단히 잡아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낼 지, 그리고 평양 방문이 성사될 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싱가포르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