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 한국당 경남지사 후보로 선전…당권 도전 저울질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일을 2개월여 앞두고 긴급 투입한 '선거 달인'도 집권여당 실세를 넘지는 못했습니다.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수, 경남지사를 2차례나 지낸 데다 재선 국회의원과 당 최고위원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의 김태호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의 김경수 후보에게 패배했습니다.
자신의 지난 6번 선거에서 불리한 판세를 뒤엎고 모두 승리해 선거 달인으로 불린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이기기가 어려웠습니다.
지난 4월 독일 유학을 계획했다가 한국당의 출마 요청을 어렵사리 받아들여 2개월여간 민심을 얻으려 동분서주했으나 표심을 얻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당선인과 경쟁하는 선거판은 출발부터 불리한 형국이었습니다.
그나마 김 당선인의 '드루킹 사건' 연루의혹은 선거 초반 김 후보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듯했으나 기울어진 선거판을 회복하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정권을 넘겨주고 홍준표 당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고 경남지사직을 '꼼수 사퇴'하는 등 한국당에 대한 정서가 좋지 않았던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김 후보는 선거 내내 유권자들에게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방송광고 영상에서는 유권자로부터 '폭삭 망해봐야 정신 차릴끼다'는 말과 함께 계란을 맞는 모습을 담아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경수 당선인을 상대로 "선거 끝나자마자 특검수사를 받아야 하는 후보에게 위기의 경남을 맡길 수 없다"면서 '위기일수록 경남을 속속들이 잘 아는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며 김태호는 준비된, 검증된 후보'란 논리를 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선거 중반을 넘어서면서 한국당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이 지지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제 지방선거 개표 초반에는 김경수 후보에게 16% 이상 득표율이 뒤진다는 출구조사 결과와 달리 5% 넘게 앞서는 것으로 나오다가 1∼2% 격차를 두고 초접전을 벌였습니다.
김 후보는 결국 6년 전 19대 총선에서 자신이 이겼던 김경수 당선인과의 '리턴매치'에서 석패했습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이 너무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며 "부족한 제가 도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더 배워서 도민들에게 받은 사랑의 빚을 꼭 갚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눈물을 삼켰습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당을 위해 어렵게 결심한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제가 당선되면 경남 변화와 함께 당의 변화도 가져온다"고 했던 그는 선거일 직전 "당의 방향에 대해 국민 뜻을 담아내는 의견 수렴 과정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앞으로 당권 도전을 저울질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