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는 화려한 정치 이력만큼이나 많은 어록을 남겼습니다.
자신의 심정이나 정치상황을 은유적인 말 한마디로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했는데요.
안보람 기자가 정리해봤습니다.
【 기자 】
흔히 쓰는 표현인 '자의 반 타의 반'
1963년 공화당 창당 과정에서 반대파의 공격을 받고 강제 외유를 떠나면서 김종필 전 총리가 남긴 말이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떠난 직후인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상황은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뜻의 고사인 '춘래불사춘'으로 표현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권력 공백의 불길함을 표출한 겁니다.
자민련을 창당하고서는 충청권 맹주로서 이른바 '충청도 핫바지론'을 들고 나와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석권하기도 했습니다.
"충청도가 이놈 저놈 아무나 입을 수 있는 핫바지 취급을 당해왔다"며 지방선거에서 충청 결집을 호소한 겁니다.
2001년 이인제 당시 민주당 상임고문이 김 전 총리를 '지는 해'에 비유했을 때는 "지면서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싶다"고 응수해, 킹메이커로서의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후배 정치인들에게는 경험에서 우러난 충고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종필 / 전 국무총리 (지난 2015년 2월)
- "정치 잘하면 국민이 대신 먹는 일, 본인으로서는 허업이지 뭐야."
정계를 은퇴하면서는 자신을 다 타버린 재에 비유했습니다.
▶ 인터뷰 : 김종필 / 전 국무총리 (지난 2004년 4월)
- "43년 동안 정계에 몸담고 나름대로는 재가 되도록 탔습니다. 이제 재가 됐기 때문에 더이상 역할이 없을 거예요."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