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1차 관문인 예비경선(컷오프)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판세는 안갯속입니다.
당대표 후보등록을 마친 이해찬(7선)·이종걸(5선)·김진표·송영길·최재성(이상 4선)·이인영(3선)·박범계(재선)·김두관(초선) 등 당권주자 8명은 오는 26일 예비경선을 치릅니다.
현역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등 중앙위원 400여명의 직접투표를 통해 이들 8명 중 3명에게만 본선 진출권이 주어집니다. 2.6대 1의 경쟁률입니다.
특히 출마를 저울질하던 이해찬 의원의 막판 등장에 당권경쟁 구도가 크게 흔들리면서 혼전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당장 '친문(친문재인) 주자'를 자임했던 일부 후보들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노무현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의원은 속칭 친문·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좌장 격입니다.
지지층이 겹치는 주자들이 이해찬 의원으로 표가 쏠리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는 건 그래서 당연합니다.
비주류 이종걸 의원마저도 지난 20일 대표 출마선언 이후 "이해찬 의원의 출마는 충격적이다. (나의) 당선 가능성이 반 이상 떨어질 것 같다"고 했습니다.
반신반의했던 이해찬 의원의 등판으로 여타 주자 7명은 예비경선 통과에 비상이 걸린 셈입니다.
모 후보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해찬 의원의 출마로 중앙위원들의 기존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며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후보 간 물밑 연대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또 세대교체론과 안정론이 맞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게 되리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건 당심이 이해찬 후보의 정책 역량과 경륜의 가치를 더 중시하느냐, 아니면 그에게는 미약한 역동성과 변화, 그리고 젊은 이미지를 더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변화와 혁신을 위한 세대교체론에 힘이 실리면 경륜과 안정성을 강조하는 이해찬 후보 외에 김진표 후보 등에 쏠릴 표 일부가 다른 50대 주자들에게로 방향을 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인영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출사표를 던지며 "변화냐 안주냐, 혁신이냐 정체냐. 국민의 예리한 눈빛은 우리를 향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반면 김진표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젊은 당대표론'과 관련해 "엉뚱한 이야기 같다. 그런 이야기는 선거에 대패한 정당에서 나오는 이야기"라며 세대교체론에 차단막을 쳤습니다.
여기에 예비경선에 참여하는 중앙위원들의 표심을 좀처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로 꼽힙니다.
실제로 2년 전인 2016년 예비경선 당시 컷오프 통과가 무난해 보였던 송영길 의원은 1표 차로 4위에 그쳐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습니다. 송 의원은 이번 당대표 경선에도 나섰습니다.
당 관계자는 "송 의원은 이번에는 더 겸손한 자세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예비경선 막판까지 전력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