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금강산에서는 2차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습니다.
이산가족 고령화로 이번 상봉은 대부분이 형제 자매, 또는 조카 간에 이뤄졌고, 직계 상봉은 태중에 헤어져 생전 처음 아버지를 만난 아들이 유일했습니다.
오지예 기자입니다.
【 기자 】
어머니 뱃속에서 헤어진 아버지를 환갑이 지나서야 처음 만나게 된 아들.
▶ 인터뷰 : 조정기 / 남측 이산가족 (67세)
-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살아 계실 거는…. "
난생 처음 본 아들 모습에 눈가가 촉촉해진 아버지는 행여 꿈일까 잡은 손을 놓지 못하고,
아들은 야속한 세월을 원망하며, 두 달 전 돌아가신 어머니 소식을 전합니다.
▶ 인터뷰 : 조정기 / 남측 이산가족 (67세)
- "68년을 기다렸잖아요. 어머니 사망 소식은 들으셨어요?"
동생이 상자를 열어보이자, 여든이 넘은 누이가 말을 잇지 못합니다.
누이가 집을 떠나며 놓고 간 자수를 동생이 고이 간직한 겁니다.
▶ 인터뷰 : 황보우영 / 남측 이산가족 (69세)
- "누이, 이거 기억하세요? 누이, 이거 기억하십니까? 누이가 14살 때 수놓고 간 거…"
오열하는 누이는 어머니의 유언이었다는 말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 인터뷰 : 황보우영 / 남측 이산가족 (69세)
- "이거를 엄마가 돌아가실 때 고이 고이 간직하다가 저를 주셨어요. "
부둥켜 안은 채 떨어질 줄 모르는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를, 가장 행복한 시간을 모레(26)까지 보낼 예정입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