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이해관계를 같이 할 때가 올 것이다"
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아시아 지정학 전망' 세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세계의 슈퍼파워들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계산에 따라 대립하기도 하고 함께 할때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중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 것처럼 다른 사안에 있어서도 입장을 같이 할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션에는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외교장관들이 참석해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미중 패권경쟁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파국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하나로 묶어내려는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미국이 떠난 TPP는 현재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TPP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기여하는 효과들이 연내 드러나게 되면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함께 할 것이고 미국도 생각을 바꿔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TPP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자유무역이라는 체제가 공고해질 것"이라며 "미국이 함께 하기에 좋은 혜택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각국의 외교장관들은 이처럼 미국의 고립주의와 보호주의에서 파급된 아시아 전체의 지정학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개방과 공정경쟁이라는 자유무역의 기반이 다시 정상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장관은 "전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속에 세계화의 문이 닫히고 있다"며 "보호주의는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위협적"이라고 우려했다. 강 장관은 "개방성과 공정한 무역의 틀이 지속돼야 한다"며 "현재 여러 지역에서 추진중인 다자, 양자 자유무역협정도 업그레이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팜빙밍 베트남 외교부장관(부총리)은 "TPP는 높은 수준의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가치가 있는 협약"이라며 "TPP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진행중인 남북평화 무드 역시 아시아 지정학적 상황에 커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지난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물꼬로 6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18일 평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등 한반도는 전례없는 격변기에 접어들고 있다. 강 장관은 "남북간 북핵문제가 대립과 긴장에서 참여와 대화로 구도가 바뀌었다"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의 지속가능성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는 동남아와 동북아시아를
[하노이 = 임성현 기자 / 홍장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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