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문 대통령에 파격 환영…이례적 긴 만남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유럽 순방의 핵심 여정인 교황청 방문이 마무리지어진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문 대통령을 향한 파격적인 환영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은 17일 오후부터 시작돼 1박 2일간 진행됐습니다.

교황청은 문 대통령의 방문을 맞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개최했습니다.

교황청이 바티칸의 심장부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개별 국가를 위해 미사를 연 것은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이 미사의 집전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교황청 '넘버 2'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라는 점도 교황청의 문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배려가 반영돼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피에트로 파톨린 국무원장은 한국어로 미사의 시작과 끝을 알려 좌중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미사가 끝난 뒤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주제로 약 10분간 연설한 것도 관행을 벗어난 특별한 경우로 평가됩니다.


이날 교황은 평소 다른 국가 정상들과 만날 때 면담 시간을 보통 30분을 넘기지 않았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선 55분 가량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평균의 만남 시간의 2배에 가까운 셈입니다.

교황은 교황청의 가장 큰 행사인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가 지난 3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터라, 연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담 시간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정오에 잡아 문 대통령과 충분히 대화하고 싶다는 의중을 일찌감치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면담 시간은 작년 5월 취임 후 교황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에 비해 2배가량 긴 것입니다.

베테랑 교황청 출입 기자 제라드 오코넬은 교황이 내내 자애롭고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어느 때보다도 밝은 표정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교황과 문 대통령은 만나는 순간 오랫동안 악수하며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나눴고, 교황은 문 대통령은 헤어질 때도 가까이 다가가 손을 꼭 맞잡으며 작별의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