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직원의 폭행·음주운전 등의 사건으로 공직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늘(26일) 비서진 전원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하락을 계속되는 시점에 자칫 직원들의 연이은 일탈까지 지속해서 겹친다면 국정 운영 전반에 부담이 되리라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이면 문재인 정부가 집권 중반기인 3년 차를 맞아 사회 개혁 및 민생 챙기기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야 하는 만큼 최대한 빨리 악재를 수습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보입니다.
임 실장은 이번 이메일에서 "관성이 이끄는 데로 가면 긴장감은 풀어진다. 익숙함·관성과 단호히 결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최근 청와대 비서진의 긴장감이 느슨해졌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 셈입니다.
지난 10일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이 술집에서 시민을 폭행하고 불과 2주 만인 23일 김 비서관의 음주운전이 적발되는 등 집권 초반에는 보이지 않던 기강 해이 사태가 계속되는 것에 경고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임 실장은 특히 "국민께 폐가 되고 대통령께 누가 될 수 있다", "사소한 잘못도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 있다" 같은 강도 높은 발언도 쏟아냈습니다.
여기에는 김 비서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및 남북정상회담에서 대통령을 보좌할 인물로 꼽혀온 만큼, 작은 실수가 문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이는 한반도 평화 행보에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심각한 상황인식에 배어있습니다.
아울러 임 실장은 이런 경고의 대상에 자신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임 실장은 "청와대 구성원들을 독려해야 하는 저로서는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대통령께 면목이 없고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비서진 전체를 대표해 먼저 자성하겠다는 뜻을 드러냈습니다.
일각에서는 음주단속에 적발된 김 비서관이 임 실장의 최측근으로 꼽힌 인사였다는 점에서 임 실장이 어떻게든 이번 일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 내에서는 이번 논란을 반면교사 삼아 흐트러진 기강을 다잡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김 비서관의 음주운전 관련 보고를 받고서 직권면직을 결정하면서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무거운 분위기에서 워크숍이 진행됐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에 대부분 비서관이 공감했을 것"이라며 "이번 음주운전 사태를 계기로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