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깜깜이' 예산 절감도 문제지만, 어렵게 줄인 예산을 1년 만에 다시 늘린다면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요요 예산'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권용범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흙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이 오가고, 불도저가 쌓인 흙을 분주히 밀어냅니다.
2015년 첫 삽을 뜬 당진·천안고속도로 공사 현장입니다.
▶ 스탠딩 : 권용범 / 기자
- "이곳 당진·천안고속도로는 오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요. 최근 3년간 공사 예산은 늘었다 줄기를 반복했습니다."
구조조정을 이유로 지난해 2천600억 원에서 올해 330억 원으로 대폭 삭감됐는데, 내년에 570억 원으로 다시 오른 겁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실에서 기획재정부가 제출한 265개 사업을 분석한 결과, 이렇게 예산이 슬그머니 오른 사업들은 114개, 금액으로는 2조 4천억 원이었습니다.
10조 4천억 구조조정 홍보가 무색한, '요요 예산'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올해 줄었던 소상공인융자 예산과 산업단지조성 예산도 각각 4천억 원, 2천억 원 이상 크게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채이배 / 바른미래당 의원
- "'요요 현상'은 결국 지출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가짜로 지출구조조정을 하고 국민들한테는 예산을 아낀 것처럼 홍보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SOC 예산을 크게 줄이고 있다"며, "증액은 다른 사업의 감액으로 마련하는 것"인 만큼 관점의 차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1년 만에 절반 가까운 사업이 증액된 것을 두고, 예산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진 것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MBN뉴스 권용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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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근목 VJ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