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지난달부터 35일간 진행한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를 오늘(9일) 마무리 지었습니다.
해양수산부와 국방부는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정전협정 이후 65년 만에 지난달 5일 처음으로 남북 공동수로조사를 시작해 이날까지 총 660㎞를 측량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조사단은 이날 북측과 마지막 현장 만남을 끝으로 조사를 매듭지었습니다.
해수부는 "남북 공동수로조사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의미 있는 조치"라며 "지난 제10차 장성급 군사회담에 따라 남북 수로 전문가 각 10명이 우리 조사선 6척에 탑승해 수로 측량을 벌여 선박이 항해할 수 있는 물길을 찾아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로 조사는 음향을 이용해 선박에서 해저 바닥까지 깊이를 측정한 뒤 조석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닷물 높이를 적용해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수심을 알아내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당국은 현장 조사가 꼭 필요하지만, 접근이 어려운 해역은 원격 조정이 가능한 무인측량선을 투입했습니다. 길이 1천720㎜, 너비 420㎜, 높이 310㎜ 크기의 이 무인측량선은 배터리팩으로 60분간 활동할 수 있습니다.
조사단은 경기도 파주시 만우리에서 인천광역시 강화군 말도까지 수역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물속 위험물인 암초 21개를 발견하고, 그 위치와 대략적인 크기도 확인했습니다.
이는 곧 미래에 이뤄질 한강하구에서의 선박의 안전 항해를 위해 꼭 필요한 정보들을 파악했다는 의미입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확보된 수로 측량 자료와 조석 관측자료를 분석해 다음 달 25일까지 선박이 임시로 이용할 수 있는 해도를 제작합니다. 이후 해수부와 국방부 간 협의를 거쳐 민간 선박에도 이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해수부는 "한강하구 남북 공동수로조사가 완료됨에 따라 안전한 뱃길이 개척돼 민간 선박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며 "민간 선박 접근이 제한된 한강하구 수역을 군사적으로 개방해 또 하나의 새로운 평화 공간으로 복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습니다.
해수부는 앞으로 공동이용수역에 대해 정밀 해저지형 조사를 벌이고, 장기 조석·조류 관측도 진행해 한강하구에서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국방부 역시 한강하구에 대한 완벽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남북 군사당국 간 협의를 거쳐 민간 선박의
김양수 해수부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 한강하구 공동이용수역을 찾아 서주석 국방부 차관과 함께 조사선을 타고 조사단원을 격려했습니다.
김 차관은 "공동조사로 첫걸음을 내디딘 만큼, 앞으로 한강하구를 평화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관계부처, 남북 당국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