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469조 규모의 수퍼예산 통과시켰죠. 야 3당 반발속에 민주당,한국당끼리 손에 손잡고 처리하다 보니 후 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선거제 개혁과 예산안 처리를 연계시켰던 야 3당은 결국 단식,규탄대회로 연말 정국은 혼란스럽습니다. 예산처리도 올해도 여전히 묻지마 심사, 밀실 심사로 진행됐는데, 정치부 박유영 기자와 뉴스추적하겠습니다.
【 질문1 】
이번에 편성된 예산을 보니, 여야 실세 의원의 지역구는 예산 풍년인 것 같네요. 하나하나씩 볼까요?
【 기자 】
네, 말씀하신대로 내년도 예산안을 쭉 봤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란 말이 생각납니다.
먼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를 볼까요.
국립세종수목원 조성에 정부가 303억 원을 편성했는데 2배 가까운 253억 원이 추가됐습니다.
오송~조치원 연결도로 70억,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예산 10억 원은 정부안에는 아예 없던 항목이었는데 갑자기 생겼습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안성~구리 고속도로 건설에 600억 원, 민주당 예결위 간사 조정식 의원도 도로 개선에 10억 원을 받았습니다.
야당도 마찬가집니다.
예결위원장이었던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엔 센터 건립, 공원 설립 등으로 10억, 8억씩 들어갔고,
한국당 예결위 간사였던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는 정부안에도 없던 분뇨처리시설 17억 원이 편성됐습니다.
【 질문2 】
툭 터놓고 말해서 '이건 좀 심하다' 싶은 내용들 또 뭐가 있습니까?
【 기자 】
이름만 들어서는 왜 들어갔는지 알 길 없는 예산들이 있는데요.
표를 같이 보실까요.
부산형 테마거리 탐방로 안내체계 구축에 50억 원, 경주 양동마을 저잣거리 조성 20억, 효문화 뿌리마을 조성 7억 5천, 토정비결 체험관 2억 7천 등입니다.
모두 정부안에는 없던 항목들입니다.
이밖에도 청소년 트로트 가요제에 2억 5천, 드라마 페스티벌 6억, 부산항 축제에 3억 원의 나랏돈이 들어간 반면,
교통약자 장거리 이동지원 예산은 정부가 편성했던 13억 원이 전액 삭감됐고 여성 경제활동 촉진 지원 사업은 10억 원이 깎였습니다.
【 질문3 】
막판까지 예산을 놓고 싸웠는데, 어떻게 이런 예산을 편성할 수 있을까요.
【 기자 】
야당이 일자리 예산과 남북협력 예산을 무조건 깎겠다고 벼르면서 예산 심사가 파행을 거듭했는데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예산안 배정은 올해도 내용과 과정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 '예결위 소소위'로 넘어갔습니다.
교섭단체별로 1명씩 총 3명만 참여하니 예산안이 어떻게 배정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바로 여기서 쪽지 예산이 난무하는 겁니다.
이렇다보니, 결국은 밀실 심사를 하려고 여야가 일부러 그렇게 싸우는 건가 싶은 의심까지 나오는 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예산을 따낸 의원들이 언론의 비판을 받지만, 정작 지역구에서는 예산 잘 가져다고 칭찬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지금도 각 의원실마다 보도자료가 쏟아지는데, 총선이 1년여밖에 남지 않아서 그런지 더 심한 모습입니다.
【 질문 4 】
예산 정국에서 소외된 야3당은 선거구제와 관련된 농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손학규 대표가 일흔이 넘은 나이에 단식을 하고 있는데 가능성이 있을까요.
【 기자 】
네 일단 야3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민주당은 지금보다 10~20석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니 쉽게 할 가능성은 낮겠죠.
한국당은 도농복합형이라는,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 3~5개를 묶어서 당선인 2~4명을 내자는 안인데, 이 경우 수도권 대도시 지역구가 많은 민주당에 불리합니다.
그럼 민주당은 어떤 안이 가장 좋느냐, 현행 체제가 가장 유리합니다.
이렇다보니 손학규 대표가 "이 나이에 나도 단식 하기 싫다"라고 말하며 단식에 나서는 것입니다.
지금 분위기를 봐서는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끝나는 오는 11일 이후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5 】
이런 가운데 박지원 의원은 "손 대표가 이번에 죽어야 한다"라고 말했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 기자 】
손 대표가 중요한 결단을 할 때마다 큰 일이 생겨서 묻히는 징크스를 말한 건데요.
이번에 손 대표가 단식한다고 하자 떠도는 정보, 이른바 지라시에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답방할 거란 내용이 돌기도 했습니다.
박지원 의원 말은, 김 위원장이 방남해서 혹시 손 대표의 단식이 묻힐까 하는 우려에서 한 말이자 선거제 개편에 대한 손 대표의 결단을 응원하는 말인데요.
손 대표가 이번에 선거제 개편을 이끌어낸다면 흔들리는 바른미래당도 다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2018년 예산 국회, 정쟁만 남기고 민생은 실종된 또 하나의 국회로 역사는 기록할 것입니다.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선거제도의 개혁 정치개혁 특위에서 진정성있는 논의로 매듭을 짓기를 바랍니다. 박유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