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오늘(13일) 제주지법에 출석했지만 일부가 재판 관련 안내서를 송달받지 못해 재판이 내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제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을 주재한 형사2부 제갈창 부장판사는 "재판 진행과 관련해 일부 피고인에 공소장 등 안내서 송달이 이뤄지지 않아 기일을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재판은 피고인들이 국민참여재판에 관한 안내서를 받고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는지 숙고 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 뒤 다시 열리게 됩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21일 오후 4시로 잡혔습니다.
원 지사는 이날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 "도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재판에 성실하게 적극 임하겠다"면서 "선관위 고발로 마무리된 사건을 무리하게 기소한 검찰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법원 재판과정에서 법리나 사실관계를 잘 밝혀 법원이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공판에는 서귀포시 웨딩홀에서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전 제주도 국장 A 씨 등 4명도 함께 출석했습니다.
제주지검은 지난달 25일 원 지사를 소환해 조사한 뒤 30일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으로 기소했습니다.
원 지사는 6·13지방선거 예비후보 신분이던 지난 5월 23일 서귀포시 모 웨딩홀에서 열린 모임에서 15분 가량 음향장비를 이용해 청년 일자리 등 주요 공약을 발표하고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다음 날인 같은 달 24일에는 제주관광대에서 대학생 수백명을 대상으로 주요 공약에 대해 발언,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6·13지방선거 선거운동 기간은 5월 31일 시작돼 그 이전에 지지호소 등 선거운동을 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검찰은 상대 후보 측이 고발한 뇌물수수와 허위사실 공표 의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원 지사가 재판을 받으면서 제주도는 1995년 시작된 민선 선출직 지사 4명 전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1995년 6월 27일 지방선거에서 민선 1기로 당선된 신구범 지사는 선거법 위반으로 8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지사직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2002년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는 우근민 지사가 당선됐으나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우 지사는 2004년 4월 대법원에서 벌금 300만 원의 형이 확정
김 지사는 1·2심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6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이 위법하게 수집한 수사기관의 증거물은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에 따라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