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개성공단을 활용한 남북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 심포지엄에서 최세열 평양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
개성공단 인프라를 활용해 남북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이 17일 오후 2시에 열렸습니다. 개성공단 정상화가 본격화할 경우 빠른 시일 내에 남북 기업 창업 및 교류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입니다.
'개성공단을 활용한 남북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은 '스타트업의 성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팁스타운 팁스홀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평소 만나기 어려운 북측의 평양과학기술대학교의 최세열 교수가 참석했습니다. 그는 북한 스타트업 현황과 남북 스타트업 협력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개성공단 내 남북 스타트업 성공을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충족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첫째, 우선 저임금 노동집약 위주 사업모델을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교수는 "새로운 새대에 맞춰 4차산업 혁명이 이뤄지기 위해서 개성 공단을 미국의 실리콘밸리, 중국의 심천, 이스라엘의 실리콘와디(Wadi) 같은 모델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E-모빌리티와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 북한에 맞는 제3의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둘째, 산(産)·학(學)연(硏)이 한데 모인 곳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 가운데 적용할 수 있는 것은 HP, KODAK 등 기업들이 실리콘밸리 시작을 이끌었지만 이는 산타클라라 대학, 스탠포드 대학 등 핵심대학으로부터 기술인력을 보급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신생기업이 대학시설을 사용할 수 있고 기업 연구원이 겸임교수로 역할하고 있다. 나도 대학에 다닐 때 HP 연구원들이 겸임교수로 근무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성이 혁신미래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연구기관·첨단기업의 참여가 절실하다. 남과북이 손잡고 협력하면 그 꿈이 개성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시제품·마케팅을 통해 본격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 남측에서 문제가 되는 여러 규제도 피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셋째, 북측이 이미 갖고 있는 강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것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북한의 현실은 열악한 것이 틀림없지만 동시에 다양한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최 교수는 "북한의 강점은 선택과 집중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CNC(컴퓨터 수치제어)·기초과학·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굉장히 강하다"면서 "또 높은 교육수준을 통한 양질의 노동력이 있고 다량으로 매장된 지하자원 역시 강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몸담고 있는 평양과학기술대학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데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평양과기대는 지난 2010년 남북한 공동으로 설립된 교육기관입니다. 현재 컴퓨터 전자통신 공학 국제금융 경영 농생명학 치과대학 의과대학이 개설돼 있습니다. 지난 9년간 500여명 졸업생 배출했고 현재 600여명 재학생이 10여국에서 온 교수들로부터 교육받고 있습니다. 졸업생 중 40여명은 유럽 중국에서 석사학위 받았고 일부 학생은 스웨덴에서 박사학위를 공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최 교수는 "평양과기대 1100명 이상의 인력이 서구식 교육을 받고 북한의 미래 인재로 양성되고 있다"면서 "이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주고 훈련 시켜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도 이날 "스타트업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남북경협과 북한에 대해 잘 모르고 계신다. 남과북이 스타트업으로 만난다면 단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