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H토지주택연구원 북한연구센터가 내놓은 '북한 건설·개발 동향' 보고서를 보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H토지주택연구원은 북한의 건설인프라 동향 파악을 위해 매년 1·4·7·10월 '북한 건설·개발 동향'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조선신보 등의 북측 매체 기사를 유형별, 단계별, 지역별로 분석해 집계하고 북한의 주요학술논문 등도 함께 검토해 최근 동향을 정리합니다. 연구원이 가장 최근 내놓은 2018년 3분기 북한 건설·개발 동향의 경우 관련 기사 166건을 분석했습니다.
해당 자료를 보면 최근 북측에서는 농림·어업시설, 공장, 교육복지시설 순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농림어업 시설의 경우 △물길공사 △산림조성사업 △양어장 건설 등을 포함해 37건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LH토지주택연구원은 "주민의 식량문제해소를 위해 강조해온 어업육성 관련 양어기지, 수산기지는 물론 가뭄피해 방지시설, 산림복구를 위한 양묘장 건설 등 관련 기사가 다수를 차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장시설은 28건, 교육복지시설 24건, 국토지역개발 16건, 공급시설 14건을 차지했는데 공장시설의 경우 국가발전 5개년 전략 이행 차원에서 탄소하나화학공업공장, 기초화학제품생산기지, 습식동제련소 등 금속공업 자립을 위한 시설건설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띱니다. 또 인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 있는 경공업부문시설인 샘물, 비료, 농약공장, 건자재 생산, 섬유봉제 관련 시설 투자도 눈에 띕니다.
2019년은 북측이 국가발전 전략을 꺼내든지 4년차에 접어들게 되는 시점인데 대북제재로 외부 투자를 통한 발전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내부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경제건설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산업 기반이 되는 도로·철도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최근 평안남도 평성-남포 간 도로 2000여㎞ 콘크리트 포장도로 공사가 완료됐으며 혜산-삼지연 간 철길공사가 이뤄졌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시설투자가 많이 이뤄진 지역은 어디였을까요. 3분기 기준 평안남도에서 가장 많은 시설 공사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어 강원도, 함경남도, 평안북도 순으로 많았습니다.
평안남도의 경우 총 29건의 시설투자가 이뤄졌는데 특히 공장시설 공사가 많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례로 북창고려약공장 약초원료기지, 평성시 샘물공장, 순천린비료공장 건설을 위해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강원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강원도에는 주로 관광단지와 공급시설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최근 북측의 최대 관심 사업 중 하나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외에도 세포지구 발전소, 이천군민발전소 등 발전시설 건설이 각 도 중에서 가장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평양의 경우 11건으로 다른 도에 비해 건수가 월등히 높지는 않았지만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기술개발원, 김책공업종합대학 첨단기술 제품개발기지 건설이 막바지에 이르며 첨단기술 관련 투자가 집중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건설·개발 사업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도 눈에 띕니다. 공장시설관련 건수는 28건으로 전년 동기(11건) 대비 크게 늘었고 지역개발사업 역
주민들을 위한 살림집 보수와 건설도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평안남도 회창군·성천군 38동 약 900세대가 완공됐으며 함경북도 경원군 농촌주택 140여 세대, 양강도 김정숙군 100여 세대의 집이 지어졌다고 북측 언론은 전했습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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