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다음 달 27일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당 당권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해, 당 대표에게 총선 공천과 주요 당직자 임명 등 권한을 집중시키는 체제다. 이에 따라 10여 명에 달하는 당권 잠룡들은 출마선언 시기를 저울질하며 치열한 눈치 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은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제3차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단일지도체제를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또 당협위원장에 대해 기소되는 동시에 위원장직을 사퇴하게 한 종전 규정을 완화해 2심에서 유죄가 확정돼야만 당협위원장직을 사퇴하도록 했다.
전당대회 '룰'이 확정되면서 후보들간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집단지도체제라면 당 대표에 도전했다가 1위를 못 하더라도 득표순위에 따라 최고위원을 할 수 있지만, 단일지도체체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적 체급이나 계파를 고려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당권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단 다른 후보들의 동향과 출마선언 시 내놓을 메시지 등을 우선 파악한 뒤 출마선언을 하려는 눈치작전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특히 보수진영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한국당에 입당하면서 경우의 수는 더욱 복잡해졌다. 유력후보로 꼽히지만 아직까지 출마 뜻을 밝히지 않고 있는 황 전 총리의 출마선언을 보고, 경선 레이스에 발을 들여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는 후보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에 있는 홍준표 전 대표도 오는 30일 자신의 저서 '당랑의 꿈' 출판 기념회에서 당내 상황을 보며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당 대표 출마의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황 전 총리의 캠프 구성, 출마선언 일정 등 움직임을 파악한 뒤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당 대표 출마가 유력시됐지만 황 전 총리의 입당으로
당초 10여 명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일부는 당선 가능성이 낮은 당 대표 대신 최고위원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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