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차기 당권주자들이 '당심행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 대해 견제가 집중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통합행보로 대응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를 겨냥해 "통진당 해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 업적인데 단지 정부의 소송대리인으로 나섰던 분이 그걸 자신의 업적으로 포장하면서 대여 투쟁력을 과시 하는 것은 참으로 의아하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가 지난 21일 대여 투쟁력에 대한 질문에 "통합진보당을 해산한 사람이 누구냐"고 응수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홍 전 대표는 또 황 전 총리를 "(탄핵 과정에서)뒷방에 앉아 대통령 놀이를 즐겼던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황 전 총리를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며 '오세훈-황교안' 대결구도를 유도하면서도,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울신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 전 총리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고, 정통보수를 결집하는 데 저보다 경쟁력 있을 것"이라면서도 "가장 중요한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하려면 서울과 수도권이중요하고 이를 견인하려면 정통보수보다 개혁보수 브랜드 이미지인 제가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주요 당권주자들의 견제에 황 전 총리는 '통합행보'로 대응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천안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21일 부산에서 오세훈 전 시장과 만난것을 거론하며 "(오 전 시장에게)같이 우리 한국당과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 전 대표의 '뒷방 대통령 놀이' 공세에도 "나는 앞을 바라보고 국민과 함께 동행하는 길을 가겠다"고만 답했다. 그는 탄핵프레임에 대한 질문에도 "국민만 바라보고가겠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를 비롯한 한국당 주요 당권주자들은 이날에도 전국 각지를 찾아 '민심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황 전 국무총리는 대전·세종·충남지역을, 오 전 서울시장은 울산을 찾았다. 홍 전 대표는 25~26일 대구와 부산을 찾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황 전 총리는 22일 오전 충남 천안에 위치한 한국당 충남도당을 찾아 당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내가 (검찰 재직 시절)두 번째 임지를 받아서 온 게 충청도다, 홍성에서 근무했다"면서 친근감을 보였다. 황 전 총리는 "지금 이 나라가 참 위태롭다"면서 일자리 문제와 안보 위기를 들었다. 그는 "입당 첫 외침으로 내가 통합을 외쳤다"면서"큰 힘, 작은 힘 (합쳐) 이 정부의 악정, 잘못된 정책을 막아내고 나라를 이끌어온 주체세력으로서의 우리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천안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충남도당 핵심 여성당원과 만나 "여성과 같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겠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점 점주가 '인건비 문제로 너무 힘들다'고 말하자 황 전 총리는 "주52시간 근로시간 제한 때문에 사람을 쓰기가 어려워서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날 울산을 찾아 당직자 간담회를 갖고, 현대자동차 협력업체를 방문해 현장여론을 청취하는 등 민심행보를 이어갔다. 오 전 시장은 울산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울산·경남지역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탈원전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지역으로 분류돼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울산은 조선산업이 힘들어져 순인구마저 감소하고 있다"면서 현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당 대표가 된다면 총선 승리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인적 쇄신에 나서겠다"면서 "총선을 목전에 두고 있지 않은 시점에서 비대위의 인적 쇄신은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개오디션 방식과 전략공천은 상징적 지역에만 최소화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4선의 정우택 의원도 이날 경남 양산과 대전을 찾아 당권행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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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가 대구수성구을인 주호영 의원은 김천·상주·문경·예천 등 TK(대구·경북)지역 행보를 이어간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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