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2차 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이를 위한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내일 비건 대표가 방한하는 가운데 다음 주에는 정상회담 개최 날짜와 장소가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부 김근희 기자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 기자, 이번 설 연휴 때 취재기자들도 긴장해야겠어요.
당장 내일 비건 대표 방한부터 주목해야 할 것 같은데 일정부터 다시 정리해볼까요.
【 기자 】
이번 연휴부터 북미 간 담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당장 내일 오후 미국의 실무 협상 책임자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을 찾습니다.
방한 다음날인 4일 오전 우리 측 카운터파트너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한미가 먼저 만나 일종의 전략 회의를 하는 겁니다.
이후 빠르면 4일 오후 또는 다음날인 5일 오전 비건 대표와 북측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가 판문점에서 실무협상을 벌일 전망입니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의제를 사전 조율하는 건데 사실상 이때부터 북미 담판이 시작되는 셈입니다.
【 질문 2 】
그렇다면, 이 실무회담에서 2차 정상회담 일정이 최종 결정될 수 있겠네요?
트럼프 대통령도 2차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조만간 발표한다고 했는데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발표할 것이라면서 아마도 국정연설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대통령도 매년 초에 국정 연설을 하게 되는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관심이 쏠리는 이 자리에서 깜짝 발표를 하려는 거죠.
올해 연설은 셧다운 때문에 연기돼 미국 황금시간대로 불리는 5일 밤 9시, 즉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11시에 있을 예정입니다.
즉 3일 비건 대표 방한을 시작으로, 4일 이도훈 본부장 면담, 5일 북미 실무회담, 6일 북미 2차 정상회담 일정 발표까지 연휴동안 긴박하게 이뤄질 전망입니다.
물론 국정 연설에 앞서 북미 실무회담 직후에 공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질문 3 】
날짜도 날짜이지만 사실 가장 큰 관심은 회담 장소입니다.
앞서 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 다낭이라"며 말끝을 흐렸는데 이거 맞다는 거죠?
【 기자 】
우리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 화법을 많이 보지 않았습니까?
아니면 아니라고 했지, 사실 이렇게 말끝을 흐리는 스타일이 아닌데요.
미국 언론에서 일단 베트남 개최를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하노이보다는 다낭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미 미 국무부 현장 실사팀이 두 곳을 방문했는데, 하노이는 수도이다 보니 교통량도 많고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베트남도 오늘부터 10일까지 설 연휴인데 이미 일부 호텔은 연휴 이후부터 월말까지 일반 예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4 】
이처럼 기대감이 높아지는 만큼 결과도 좋아야 할 텐데요.
비건 대표가 북한이 핵 시설 폐기를 약속했다고 밝혔는데 북한도 기대하는 게 있지 않겠습니까?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비건 대표는 한 토론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와 파기를 약속했다고 말했습니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과 우라늄 시설을 모두 갖춘 북한의 영변으로 해석됩니다.
각종 핵 시설이 밀집돼 있는 영변은 북한 핵 무력의 핵심이자 가장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그동안 미국과 줄다리기를 계속해왔던 북한이 먼저 이 영변 핵 시설 폐기를 카드로 내세운 겁니다.
문제는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에 어떤 카드를 내밀 것이냐는 겁니다.
비건 대표는 미국의 상응 조치가 무엇인지는 다음에 북한과 만나 논의할 문제라고 말했는데요.
미국은 현재 종전선언 카드를 검토하고 있지만, 제재 완화는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다음 주 실무회담에서 미국이 어떤 카드를 내밀지, 또 북한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 긴 협상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북미 1차 회담은 두 정상이 마주 앉은 것만으로도 상징적 의미가 있었지만, 2차 회담은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합니다.
내일 비건 대표 방한을 시작으로 이어질 북미 간 담판이 한반도 비핵화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김근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