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하노이 현지 스튜디오 연결해 이번 북미 두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보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죠.
현장의 정광재 앵커 전해주시죠
【 정광재 앵커 】
하노이 상황실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협상 결렬을 두고, 국제 외교 무대에선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원인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 1 】
우선, 이번 협상에 앞서 실무 협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의 만나서 해결하면 된다는 이른바 '톱다운' 방식의 접근이 실패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 기자 】
'톱다운' 방식은, 일단 실무 선에서 이견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상이 만나서 이견을 한 번에 정리하고, 이후 세부 내용은 실무협상을 통해 채우는 방식인데요.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이 그렇습니다.
회담 날짜를 양 정상이 정한 게 불과 한 달 전이고, 지금까지 마치 카운트다운 하듯 실무협상을 진행했습니다.
일단, 정상회담이 발표됐드니 정상 간 만남에서 '통큰 결단'이 나와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방법이 통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 질문 2 - 1 】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에선 이런 톱다운 방식이 통했는데,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던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아무래도 첫 회담은 구체적인 결과물 보다는 상징적인 합의나 문구를 도출하면 된다는 점에서 톱다운 방식이 유효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선 구체적인 주고 받기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부분은 사실 디테일한 곳에서 차이를 보이게 되면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단점이 있습니다.
지난 싱가포르 회담과 이번 회담에 임하는 두 정상의 접근 방식이 큰 틀에선 같았는데, 이번에는 합의를 하지 못한 것도 그런 차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질문 2 - 2 】
사실 북미 관계는 기존에 있었던 다른 나라들의 외교 관례로 설명하기는 좀 어려운, 그러니까 아주 독특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 기자 】
북미 정상이 처음 만난 게 지난 해가 처음입니다.
지난 70년간은 적대국이었는데요. 비핵화 문제가 지난해 회담에서 풀리지 않았고 역시 8개월 동안 진전도 없었습니다.
구체적인 딜을 해야 하는 이번 회담에서 결국 북미 간 인식의 차이가 높았다는 점도 두 정상이 만난 후에나 실감했던 게 아닌가, 이렇게 해석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 질문 3 】
그 동안 북한은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활용해 많은 협상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었는데요. 이번 회담에선 통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 기자 】
북한은 항상 선을 정해놓고 이 정도 줄 테니 이를 따를 거면 따르고 말 거면 말라는 식의 벼랑 끝 전술을 써왔습니다.
하지만, 그건 상대국이 북한과의 합의에서 성과를 못 낼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을 때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전략입니다.
트럼프 대통려은 그 동안 자신을 대단한 협상 전문가로 스스로 평가해 왔는데요, 그런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번 벼랑 끝 전술이 통하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4 】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죠. 이번에도 자신이 말해왔던 협상 전략을 적용한 것 같아요.
【 기자 】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말이 거래할 땐 '크게 생각하라'입니다.
이번에 2차 회담 결과물을 못 가져갔을 경우 자국에서 받을 비난은 어쩌면 크지 않고, 오히려 부실한 합의를 했을 경우 더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딜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빠져야한다'는 말도 했잖아요, 소탐대실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킨 것으로 보입니다.
또 '희망은 크게, 비용은 적당히' 원칙도 쓰는데 북한에게 "잠재력이 크다"는 등의 희망을 주는 발언들을 하면서 내 편으로 끌어들였지만, 결정적인 합의를 할 때는 많은 것을 내주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앵커멘트 】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다시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MBN 하노이 상활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