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찬을 즐기고 있다. [사진 = 주베트남 미국 대사관 제공] |
중 국장은 12일 베트남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기억과 지난했던 2차 미·북 정상회담 과정을 풀어놓았다. 중 국장은 지난달 12~14일 정상회담 관련 논의를 위해 방북한 뒤 귀국하는 길에 김 위원장이 "음식과 문화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1차 정상회담이 개최됐던 싱가포르의 현지 소식통을 통해 김 위원장이 커피와 와인을 좋아한다는 정보도 수집했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일정을 소화할 때 숙소인 멜리아 호텔 20층에 마련한 전용 식당에서 북한에서 가져온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베트남 쌀국수를 맛있게 먹었다고 중 국장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이 마련한 환영 만찬이 끝난 후에도 베트남 음식과 문화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만찬에서 선보인 음악 공연을 녹화하도록 하고 베트남 예술인들을 평양에 초청하는 데에도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트남을 다시 방문해 대표적 관광지인 할롱 베이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고 중 국장은 전했다.
중 국장은 "김 위원장이 많은 경호원에 둘러싸여 있어 개인적으로 접촉할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우호적이고 개방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중 국장은 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의 막전막후도 상세히 공개했다. 미국과 북한은 회담 준비 과정에서 지속적인 '늑장 통보'로 베트남 정부를 끝까지 바짝 긴장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 정부는 설(2월 5일) 1주일 전쯤 베트남에서 회담이 개최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다낭에서 유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양국 협의에 의해 개최도시가 갑자기 하노이로 바뀌며 베트남 정부는 호텔 객실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회담 장소였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은 2월 16일 북측에 객실 109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김 위원장을 위한 방이 북측의 요구에 맞지 않아 숙소에서 배제됐다.
북측은 2월 18일 멜리아 호텔로 선회해 객실 120개를 요구했지만 남아 있는 객실이 적어 진통을 겪었다. 2월 22일 레 호아이 쭝 베트남 외교부 차관이 멜리아 호텔 사장에게 직접 전화해 가까스로 90개 객실을 확보하고서야 멜리아 호텔이 김 위원장의 숙소로 확정됐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도착한 2월 26일에서야 "2월 27일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찬이
중 국장은 "정보를 매우 늦고 급하게 받는 게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압박이었다"면서 "북미 양측이 전체 계획이 아니라 정보를 조금씩 제공했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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