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당사국들이 잇따라 러시아와 유럽으로 향해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뒤 미·북 대화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주변국을 상대로 우군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로 날아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지난 14일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과도 만난 인물이다. 이 본부장은 하노이 회담 결렬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한편 북·러 차관급 회담 결과에 대해서도 전달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이어 20~21일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본부를 방문해 EU정치안보위원회(PSC)에서 연설하고 헬가 슈미트 EU 대외관계청(EEAS) 사무총장과 면담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한-EU간 공조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 16일에는 러시아 상원 대표단이 북한 평양을 찾았다. 러시아 상원 대표단 단장을 맡고 있는 올레그 멜리첸코 의원은 "문화 분야뿐만 아니라 상당히 무거운 주제도 들고 왔다"고 해 비핵화 관련 주제가 논의 대상이 됐음을 암시했다.
미국 북핵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19일 영국 런던을 찾았다. 국무부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비건 대표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진전시키기 위한 조율된 노력을 논의하기 위해 이들 영국, 프랑스, 독일의 카운터파트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14일엔 뉴욕에 위치한 주유엔 미국대표부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해 15개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협조를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북한 비핵화·무역전쟁 등의 이슈로 대립 중인 중국의 발길도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21일부터 26일까지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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