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의 갑작스러운 연락사무소 철수로 당분간 남북관계 경색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북한의 다음 조치가 뭘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울 것 같은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 1 】
연장현 기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념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죠.
【 기자 】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지난해 9월 14일 북한 개성에서 첫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해 3차례 남북정상회담 중 가장 첫 번째인 4.27 판문점 합의 이행의 하나로 설치가 됐는데요.
매주 금요일 오전에 남북측 소장이 모여서 소장회의를 갖고 현안을 공유하는 역할을 합니다.
뿐만 아니라 365일 남북측 인원들이 이곳에 상주하면서 상시 연락채널로 쓰입니다.
하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문을 연 지 약 6개월 만에 돌발 상황이 생긴 겁니다.
【 질문 2 】
북측 인원들은 철수했지만 남측 인원들은 연락사무소에 계속 남겠다는데, 이건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 기자 】
우리 측 연락사무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약 3시간 전 대국민 브리핑을 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북한이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 라고 말한 대목인데요.
관련 내용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천해성 / 통일부 차관
- "북측은 남측 사무소의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면서 실무적 문제는 차후에 통지하겠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저희 남측 사무소는 계속해서 근무를 할 생각이고요."
이 말로 미뤄봐서 북측도 지금 교착상태인 북미 협상은 물론이고, 남측과도 예전처럼 대치 국면으로 가려는 건 아닌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측은 북미 정상 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지속적으로 우리 측의 역할론을 언급해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참가자론', '당사자론'을 주장한 건데요.
즉, 한반도 비핵화 현안에서 우리나라의 좀 더 적극적인 역할 수행을 촉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3 】
우리 정부는 북측이 다시 복귀하기를 희망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는데, 그럼 앞으로 북미 회담이나 남북 교류는 어떻게 될까요?
【 기자 】
앞서 1주일 전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기자회견에서 "최고 지도부가 곧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음달 11일에는 북한의 의회격인 최고인민회의가 열리고 15일은 북한의 최대 기념일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입니다.
때문에 이 기간을 전후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첫 공식 대외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이 메시지를 발표하기 전까지는 우선 남북간 소통 창구를 닫고, 북한 내부적으로 향후 북미 회담과 남북 교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4월 초가 앞으로의 한반도 비핵화 정세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3-1 】
그런데 이 전에 미국은 또 북한의 불법 환적 의심 동향을 냈어요.
한국이 적발에 미온적이라는 불신이 깔려있는 것 아닙니까?
그럼 우리는 북미 양쪽에 끼어서 새우등 신세가 되는 것 아닐까요.
【 기자 】
앞서 김문영 기자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유엔 제재 위반 사실을 목격할 때마다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를 했기 때문에, 그러한 해석이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우리 정부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이른바 '촉진자'역할을 하기 때문에, 북미 관계가 잘 풀릴 때는 양쪽에서 좋은 소리를 듣겠지만,
지금처럼 경색 국면에서는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 벌어지는 건, 안타깝지만, 예측 가능한 흐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 질문 4 】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려는 움직임들이 감지되고 있다고요?
【 기자 】
중국 외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사흘 전 러시아에 도착했습니다.
김 부장 일행은 어제도 모스크바 중심지를 돌아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외교 당국에 따르면, 중국 시진핑 주석이 4월에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김 위원장의 방중에 따른 답방 성격으로, 북중수교 70년을 기념한다는 의미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움직임들은 북한이 2차 북미회담 이후 우방인 중국, 러시아와 유대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행동들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연장현 기자, 수고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