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은 으레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과연 자질이 있는지 따져보겠다며 '송곳 검증'을 예고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살펴보니 방송 중계가 끝나는 오후가 되면 인사청문회장에 지역 사업을 요구하는 민원이 쏟아졌습니다.
조창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장.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최 후보자를 거세게 몰아붙입니다.
▶ 인터뷰 : 홍철호 / 자유한국당 의원
- "통과하지 못하면 이거 청와대 부담 드리는 거 아니에요? 자진사퇴 의사 있으십니까?"
하지만 2차 질의 순서가 오자, 지역구인 경기도 김포와 서울을 잇는 지하철 사업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민원을 들이밉니다.
▶ 인터뷰 : 홍철호 / 자유한국당 의원
- "장관님이 되시면 가장 최우선 과제로 해주십사 하는 바람입니다."
여당 의원도 예외는 아닙니다.
▶ 인터뷰 : 안호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새만금 국제공항 같은 경우 내년으로 넘기지 말고 올 중에 예산이 확정될 수 있도록…."
방송 생중계가 끝나면 "죄송합니다" 보다 "장관이 되면 잘 챙겨보겠다"는 답변이 더 많아지고, 보다 못한 동료 의원의 질책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이은권 / 자유한국당 의원
- "이건 장관이 되면 이렇게 해주십시오 이거는 저는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이같은 민원청문회는 다음날 박양우 문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반복됐습니다.
일부 의원이 자신이 '지역 사업을 약속받았다'는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인사청문회가 민원청문회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N뉴스 조창훈입니다. [ chang@mbn.co.kr ]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