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돌진 육군소령…이번엔 헌병수사중 도주

지난 3일 밤 차를 몰고 청와대로 돌진했던 육군 김모(45) 소령이 4일 군(軍)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가 3시간 만에 체포됐다. 3개월 후 전역이 예정된 육군 소령의 좌충우돌로 인해 청와대 경비단과 육군 헌병은 곤욕을 치렀다.
육군 관계자는 4일 "김 소령은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에서 조사 받던 중 도주했다가 논현역의 화장실에서 헌병대에 검거됐다"고 밝혔다. 도주한 지 약 3시간만이었다. 김 소령은 사복 차림으로 수방사의 조사를 받던 중 담배를 피우고 오겠다고 나갔다가 한 간부의 차량을 얻어타고 위병소를 통과해 부대 밖으로 도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방사는 김 소령을 혼자 뒀다는 점에서 수사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김 소령은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에 무단으로 들어가려다 동문초소 앞에서 차량 침입을 저지하는 차단장치를 들이받고 멈춰섰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101경비단은 현장에서 달아나던 김 소령을 붙잡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종로경찰서로 인계했다. 경찰은 김 소령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오전 4시 30분께 수방사 헌병대에 신병을 인도했다. 김 소령은 승용차를 몰고 청와대로 돌진하기에 앞서 같은 날 두 차례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다. 그는 3일 오후 5시 10분께 "분실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진정서를 내려고 왔다"며 청와대로 차를 몰고 들어가려다 제지당했고, 이어 오후 8시 5분께 청와대로 들어가려다 검문에 걸리자 "(청와대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겠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 소령은 전역 예정자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군 관계자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힘들어 정확한 동기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돌진 당시 김 소령은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소령은 육군사관학교 출신 헌병 장교로 알려졌다. 군의 관계자는 "김 소령은 중령 진급이 안 돼 소령 계급 정년(45세)의 적용을 받아 올해 6월 전역을 앞두고 있었다"며 "소속 부대에서 맡은 보직이 없는 상태였고, 전직 교육 기간 중이었다"고 밝혔다.
[안두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