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주식 과다 보유와 매매 논란을 빚은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오늘(15일)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반발에도 청와대가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대치 정국이 더욱 가팔라지는 분위기입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 후보자의 사퇴 또는 지명 철회, 청와대 인사라인 교체를 요구하며 파상공세를 폈습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주식 투자 의혹이 심각한 결격 사유로 지적되고 있는데도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인다"며 "이 후보자를 즉각 사퇴시키고 청와대 인사라인 전체를 물갈이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같은 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법관의 명예 헌법재판관으로서 매우 부적격한 태도에 대해 본인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답"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께 더이상 오기 인사를 관철하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이 후보자와 남편 오충진 변호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기밀누설 혐의 등으로 대검찰청에 고발하며 공세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헌법재판소가 국민 신뢰를 잃게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고집해선 안 된다"며 "무능과 무책임의 상징이 돼 버린 조국 민정수석을 반드시 경질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바른미래당은 이 후보자 부부의 불법 내부 정보를 활용한 주식거래 의혹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 보유나 매매에 불법 정황이 없었다며 엄호 태세를 이어갔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당 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중대한 흠결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전문가도 논란이 될 위법성은 없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이 후보자에 대해 한국당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후보자에 대한 한국당의 공세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전문성과 실력이 주식 논란에 묻혔다는 인식 아래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으로서 손색없다는 점을 알리는 여론전에도 주력했습니다.
당 회의에선 "노동법에 대해 아주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좋은 판결을 낸 후보자"(이해찬 대표), "노동, 여성, 인권 분야에서 감수성 있고 통찰력 갖춘 판결을 했다"(남인순 최고위원) 등 이 후보자 옹호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평화당은 애초 이 후보자를 부적격으로 판단한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금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의견을 부적격으로 모은 이후 (오늘 회의에서도) 달라진 점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평화당의 인사청문위원인 박지원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주식을 매각하겠다는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이 후보자의 임명을) 찬성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의원이 인사청문회 당시 이 후보자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에 빗대며 비판한 것에 비교해 누그러진 반응입니다.
반면 정의당은 인사청문회(10일) 직후 이 후보자가 부적격하다고 판단했으나 이날 적격 의견으로 돌아섰습니다.
정의당 내부에선 이 후보자의 주식 처분(12일) 이후 반대 기류가 약해지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의에서 "주식 보유 과정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불법이 확인되지 않았고, 이익충돌 문제는 대부분 해명됐다"며 "(이 후보자의) 직무수행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정의당은 청문회 도중에 부정적 의견을 담은 논평을 발표해 이 후보자를 이른바 '데스노트'에 올렸으나 결국
이 후보자의 거취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는 분위기 속에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청와대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여부로 향하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채택 시한인 이날까지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없으면 재송부를 요청한 뒤 끝내 채택이 불발되면 이 후보자를 임명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