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건강보험료율 결정을 앞두고 가입자단체를 중심으로 정부가 미납한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을 먼저 완납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가입자단체는 6월 말로 정해진 인상률 결정 시한을 넘겨서라도 정부로부터 명확한 입장을 듣겠다는 분위기입니다.
오늘(28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의료정책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내년도 건강보험료율 인상 폭을 결정합니다.
건강보험료율 인상률은 보건복지부가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에서 제시한 것처럼 3.49%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는 치료에 필요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문재인 케어'를 시행하면서 보험료 급등 우려가 나오자, 인상률을 2023년까지 지난 10년간 평균인 3.2%를 넘지 않게 관리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근래 인상률은 2018년 2.04%, 올해 3.49%였으며, 2020∼2022년 예상 인상률은 각각 3.49%, 2023년은 3.2%입니다.
하지만 가입자단체들은 정부가 문재인 케어로 '생색'을 내면서 부담은 국민에게 전가한다고 주장하며, 3.49% 인상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열린 건정심 가입자단체 회의에서는 정부가 지난 13년간 지급하지 않은 국고지원금 24조 원을 받아 보험료율을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정부는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라 2007년부터 해당 연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14%는 일반회계(국고)에서, 6%는 담뱃세(담배부담금)로 조성한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적게 산정하는 방법으로 지금껏 지원규정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에 따르면, 정부는 2007∼2019년 국민이 부담한 건강보험료의 20%에 해당하는 100조1천435억 원을 지원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75조6천62억 원만 지원했습니다.
건강보험이 받지 못한 국고지원금은 24조5천374억 원입니다. 국고 지원율은 법정기준인 20%에 훨씬 못 미치는 15.3%입니다.
정부별 국고 지원율은 이명박 정부(2008∼2012년) 16.4%, 박근혜 정부(2013∼2016년) 15.3%였으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현 정부(2017∼2019년)에서는 13.4%로 하락했습니다.
건정심 가입자 대표인 민주노총은 "정부가 국고지원 책임을 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혜는 의료공급자에게 돌아가고 국민을 위한 의료 질 개선이나 환자안전에 대한 보장 없이 보험료만 올라가고 있다"며 "보험료율 결정 시한에 쫓기지 말고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노총도 "국고지원 확대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의 입장을 명확하게 들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가입자단체는 올해 받지 못한 국고지원금 2조1천억 원이 지급된다면 내년도 보험료율 인상률은 0.38%에 그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입자단체 관계자는 "국고보조금 과소지원이 계속되는 가운데 보장성 강화대책이 지속해서 시행되면 국민이 져야 할 보험료 부담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가입자단체에서는 지난 13년간 누적된 미지급금을 받거나, 미지급에 대한 벌칙을 부여해 보험료율을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여당은 문재인 케어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가 부담이 일정 부분 늘 수밖에 없다고 보지만, 예산을 다루는 기획재정부는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건보공단에 20조 원의 적립금이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YWCA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건정심 가입자단체 대표 위원들은 오늘(28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건강보험료 결정에 관한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