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철 자유한국당 의원(3선)이 5일 4개월 만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한국당은 지난해 7월 20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하면서 예결위원장을 자당의 몫으로 가져왔다. 한국당은 이 때 예결위원장을 안상수·황영철 의원이 교대로 맡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올해 3월 안 의원은 예결위원장직을 황 의원에게 넘겨줬다. 황 의원의 임기는 20대 국회가 끝나는 때까지로 잠정 결정됐다. 황 의원의 원래 임기는 20대 국회가 끝나는 때까지로 점쳐졌다.
갈등은 김재원 의원(3선)이 이에 불복하고 나서며 20대 국회의 마지막 예결위원장을 선출로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경선 후보 등록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합의는 합의에 참여한 분들끼리 한 것이고, 저는 당시 합의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제가 합의에 참여했다면 당연히 그 합의를 지켰을 것이지만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든 상임위원장 후보등록을 하면 경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최근 당내 영향력이 다시 커지고 있는 친박계에 속하는 김 의원의 주장을 당 지도부가 무지하지 못했다는 후문도 있다. 김 의원은 19대 재선 때는 이완구 전 총리가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고, 청와대 정무특보와 정무수석을 역임한 친박계 인사다.
경선을 원칙이라고 못박은 당 지도부의 입장 탓에 황 의원도 경선 후보 등록을 했지만, 결국 경선이 이뤄지는 5일 의원총회에서 경선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항소심서 의원직 상실형 선고를 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본인의 입장에 힘을 실어줄 세력이 마땅히 없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경선 포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황 의원은 의총장을 나와 기자들에게 "1년 전 후반기 원 구성 당시 후반기 1년을 맡고 안상수 의원이 조금 일찍 사임한 그 잔여 임기까지 제가 (예결위원장을) 맡기로 조율하고 의총 추인을 받았다. 그 과정이 모두 언론에 보도됐다"며 "이번 사례는 향후 한국당이 원내 경선을 통한 상임위 선출 등 합의와 조율사안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시키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일침했다. 그는 이어 "제가 예결위원장이 되면 사법적 절차를 밟고 있어서 여야과의 대여투쟁에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도 "저는 내년 선거를 포기하고 당당하고 소신있게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사실상의 이번 사태를 황 의원은 밀어내기로 규정했지만,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어렵고 가혹한 시기에 담대하고 품격있게 마무리할 수 잇게 해달라고 기도도 했다. 저는 저를 밀어내고 있는 현 원내지도부 생각하면 더이상 이 사람들과 같이 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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