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지금 출구가 안 보입니다.
아베 총리는 오늘 또 TV에 나와서 폭탄발언을 했습니다.
외교부 출입하는 신동규 기자와 뉴스추적 해보겠습니다.
신 기자, 아베 총리가 오늘 이상한 소리를 했어요, 지금 한국에 하고 있는 경제보복이 북한 때문에 그런다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이게?
【 기자 】
일본의 수출규제가 강제징용 문제의 대법원 판결 때문에 벌인 경제보복이라는 점을 부정하기 위한 논리로 해석됩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할 때 든 안보를 위해서 무기로 쓸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의 수출을 규제한다고 설명했는데요.
바꿔 말하면 한국에 수출을 잘못하면 일본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규제 대상 품목인 에칭가스는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데, 한국에 수출한 에칭가스가 북한의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지 누가 아느냐.
정리하자면 이런 얘기입니다.
【 질문 2 】
논리가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데, 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걸까요?
【 기자 】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께 여쭤봤더니, 아베의 논리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은 대체로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아베로서는 논리의 설득력보다는 지지 세력에 호소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앞서 한국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와 관련해 WTO에서 승소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후쿠시마 사고가 난 지 거의 10년이 다 돼가는데, 아베로서는 '한국도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를 해제했다'면서 자랑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입니다.
내년에 일본 도쿄에서 올림픽을 여는데 방사능 국가 이미지를 벗는 데 실패하면서 '방사능 올림픽' 아니냐, 이런 조롱을 들을 우려가 여전한 것이죠.
그러다 보니 내부적으로 지지를 그러모을 만한 새로운 논리가 필요했기 때문 아닌가 하는 해석이 나옵니다.
동시에 아베 신조 총리가 대표하는 일본의 정치세력은 극우파로 분류되는데요.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 세력의 논리를 계승한다는 평가도 받고 있어서, 한국이 북한 핵개발을 도울 수 있다는 가당치 않은 말까지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3 】
그렇다고 해도, 지금 일본 주류 언론에서는 아베 총리의 조치를 전부 비판하고 있지 않나요?
실제로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까?
【 기자 】
그 부분은 좀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도 아베를 싫어하던 사람은 더 싫어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말도 나오는데 어쨌든 지지율은 여전히 50%를 넘거든요.
일본 언론계에 계신 분께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으로 여론도 우경화가 됐다는 증거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또 후쿠시마 얘기를 했습니다.
사고 당시 내각을 구성하던 정치 세력이 지금의 야당이었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그보다 더 큰 잘못을 하지 않는 이상 일본 유권자에게 야당은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고 합니다.
【 질문 4 】
그렇다고 한일 관계를 이렇게 두고 있을 수는 없을 텐데, 거론되는 해법은 뭐가 있습니까?
미국이 중재하거나,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도 나오는 것 같은데요?
【 기자 】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됐으면 정상회담쯤은 해야 문제가 풀릴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따로 만나기는 쉽지 않고, 11월에 하는 APEC 정상회담이 좋은 계기가 될 텐데 너무 멉니다.
사실상 단기에 정상회담으로 문제를 풀기는 어렵고, 미국도 중재에 나설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한일 갈등 국면에서 미국은 관련 언급을 거의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갈등의 시작이 강제징용 문제라는 점에서 관련 전문가들은 한일 양국이 모두 양보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했는데요.
한국이나 일본이나, 여론을 의식한다면 서로 굴복하는 모습을 보일수는 없습니다.
산업계 피해로 번져서 양국 국민 간에, 이대로는 서로 좋을 것이 없다는 공감대가 있기 전까지는 한일 관계가 지금보다 한층 나빠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암울한 전망이네요.
우리 정부로서도 해법을 찾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뉴스추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