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들어 미사일을 여러번 쏘면서 한국이 보란 듯 무력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속내가 참 어려운데, 정치부 주진희 기자와 한번 들여다 보겠습니다.
미사일 쏠 때마다, 남조선 당국자 즉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데, 우리 정부는 일단 참는 듯 합니다?
【 기자 】
우리 정부는 "일단 좀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달 미사일만 4번 쐈고, 남측 혹은 문재인 대통령 비난 담화문도 4번이나 발표했습니다.
특히 어제 발표한 북한측의 담화문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을 사실상 비난했습니다.
"한미군사연습이 진행되고 있는데 남북대화를 운운하는 것을 보아 뻔뻔스러운 사람"이라던가,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당국자가 웃겨도 아주 웃기는 사람"이라고 한 겁니다.
이러한 무례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일단 대화의 판 유지에 신경쓰겠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대통령 (15일 경축사)
-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북한 담화문 발표 이후,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일희일비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화 재개를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앵커멘트 】
상황 악화를 시키지 않으려 한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일각에선 비난이 거셉니다.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대표였던 시절 북한 막말에 대해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한 적도 있지 않습니까.
【 기자 】
네 그런 언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 4년전인데, 당시 SNS에 올린 문재인 대통령의 당시 글을 가져와봤습니다.
"남북관계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지만, 선을 넘어선 안됩니다"라며 "남북 대화를 깨지 않는 조심스런 태도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앞뒤 맥락을 보면, "북측 최고지도자를 존중하길 바란다면, 우리 지도자도 존중하라"는 북한에 대한 충고이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태도에 대한 비난은 아닌 겁니다.
그럼에도 물론 야당 비난은 거센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원유철 / 자유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위원장
- "겁먹은 개라는 등 능멸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애써 무시하는 태도로, 국민의 자존심은 상처받고 있고 군의 사기 떨어지고 있다…."
남북 대화를 위한 신중한 자세도 좋지만, 도발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해달라는 대목은 정부도 참고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 앵커멘트 】
도대체 북한이 왜 이런겁니까.
문재인 정부가 남북대화를 위해 일단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면 그 의미를 모르진 않을 텐데요.
심지어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기도 하고요.
【 기자 】
북한이 남한에 이런 태도를 취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는데요.
그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는데, 그 원인이 되는 발언 들어보시죠.
▶ 인터뷰(☎) :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달)
- "북한은 핵 실험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작은 미사일들을 시험했을 뿐입니다. 다른 나라들처럼요."
뉴욕타임스는 미사일 발사를 이렇게 '의미 축소'한 것이 결국 북한에게 도발 재량권을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실상 통미봉남, 즉 미국만 통하려 하고 남측하고는 대화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부추긴 겁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과 대화는 미뤄두고 미국만 상대하겠다, 이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미국과 협상이 진척되야 남북 대화 물꼬도 트일텐데, 남북 대화는 기약이 좀 보이나요?
【 기자 】
여기서 주목되는 다음주 일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북미 협상을 담당하는 미국측 대표인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방한하는 겁니다.
미국국무부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 조율를 위해 비건 대표가 20일부터 22일까지 한국측과 만난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침 20일은 한미훈련이 끝나는 날입니다.
훈련 끝나고 북미대화를 하자고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말과 딱 떨어지는 건데, 아무래도 판문점에서 북미가 만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북한의 대남 불만 이유가 하노이 회담 결렬 때 남측이 역할을 못했다는 대목인 만큼, 다시 북미 협상이 재개된다면 남측의 역할이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 앵커멘트 】
다음주 비건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다시 한반도 정세가 빠르게 흘러갈 듯 하군요,
북미 접촉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치부 주진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