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현지시간으로 2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안과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제74차 유엔총회 참석 계기에 약 30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두 장관은 지난 8월 1일 태국 방콕에서, 같은 달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진 바 있으며, 이번 회담은 왕 국무위원의 이달 초 방북 이후 처음으로 이뤄졌습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자신의 방북 결과와 방북에 대한 소감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방북 당시 리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을 면담했었습니다.
한중 외교장관은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 북미 간 실무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에서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는 한편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장관은 양국 관계와 관련, 외교 수장 차원의 빈번하고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고 이런 소통을 기반으로 양국관계를 더욱 발전 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습니다.
또 양국관계 발전 차원에서 고위급 교류를 활발히 이어나가고 경제를 비롯한 여타 분야에서도 실질적 협력을 제고해 나가자는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강 장관은 중국 건국 70주년(10월 1일)과 관련해 축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날 회담에서 주한미군에 배치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와 관련, 중국 측은 "우리가 사드 문제를 중요시하는 것을 알지 않느냐"며 기존에 제기해왔던 수준의 언급을 했고, 우리측은 "사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알지 않느냐"고 응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 장관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세계식량계획(WFP)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국제사회의 `기아종식(Zero Hunger)' 달성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과 WFP의 개도국 식량 원조 사업 및 대북 인도적 지원 동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현지시간으로 26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한중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양국 정상의 공동 영도 아래 현재 중한관계는 양호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중국은 한국과 함께 중한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양국의 발전 전략을 상호 연계해 제3 시장을 함께 개척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에 속도를 내기를 바란다"면서 "양국이 다자주의의 틀 아래서 협력을 강화하고 동계올림픽, 청소년, 지방정부 등 인문 영역에서도 협력을 심화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 장관이 양국 및 지역의 주요 문제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소개했지만, 사드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발표문에서 양국이 양국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민감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나가야 한다고 짧게 언급했습니다.
강 장관은 한국시간으로 내일(27일) 새벽 유엔본부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습니다. 두 장관이 만나는 것은 지난 11일 모테기 외무상 취임 이후 처음입니다.
두 장관은 상견례를 겸한 이번 회담에서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일본의 대한국 수출통제 강화 조치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앞서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도 지난 23일 뉴욕에서 스틸웰 차관보를 만나 한미동맹, 한일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습니다.
윤 차관보는 미 당국자들과의 면담을 위해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