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촉구 메시지를 든 미 고위 당국자들의 잇단 방한 외교전이 일단 마무리됐으나 별다른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지는 않았습니다.
22∼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지소미아 종료 시한 전 미국이 모종의 '막판 역할'을 할지가 관심이지만 '반전'의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대체적입니다.
거듭된 요청에도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14∼15일 한국을 찾아 정경두 국방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유지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공개 천명했습니다.
이어 어제(1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공개된 모두발언을 통해 "동맹국 간 정보공유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소미아를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지소미아 연장을 재차 압박했으리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13일부터의 방한·방일 일정을 통해 지소미아 연장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이달 초에는 스틸웰 차관보가 방한, 같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미 고위 당국자들의 방한은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집중적으로 이뤄져 한층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 이뤄진 한미 간 연쇄 회동에서 특별한 상황 변화로 이어질 계기는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이번 주 중 막판 역할을 모색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일본 나고야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틸웰 차관보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동행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미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한 및 한미일 회담을 통해 별다른 변화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은 마당에 스틸웰 차관보 선의 협의에서 반전이 이뤄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거둬들여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가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미국에 이를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별다른 상황 변화 없이 23일 0시를 기해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미국은 지난 8월 한국이 종료 결정을 발표했을 때처럼 공개적 입장을 통해 불만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시 미 국방부는 한일 양국의 신속한 이견 해소를 당부하는 수준의 논평을 냈다가 몇 시간만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는 입장을 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공개 피력했습니다.
이후 미국이 한국에 거듭 재고를 요청한 만큼 지소미아 종료로 한국이 미국의 요청을 내친 모양새가 되면 종료 결정 당시보다 한층 강도 높은 반응이 미국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의 대폭 증액 요구로 진통을 겪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미국이 관세 문제와 연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지, 아니면 시한을 추가로 6개월 연장할지 등을 조만간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