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정면대결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행처리에 임하는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또 한 번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해야 한다는 부담에 마지막 한 걸음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강행처리 이후에 대한 고민도 커집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민주당은 연말 대혈전을 외치며 전의를 다졌습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여야의 정면 대결 양상으로 '좌초하던 정세균 호가 살아났다'며 당내 결속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자신했습니다.
▶ 인터뷰 : 원혜영 / 민주당 원내대표
- "한나라당 정권이 끝내 MB 악법 강행처리를 고집한다면 민주당은 결사항전하여 기필코 막아낼 것이다."
여야의 연말 대충돌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순간,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몸을 잔뜩 낮췄습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한나라당 원내대표
- "이까지 물러서서 사정을 하니까 정세균, 원혜영 화나신 것 풀고 좀 합의해서 처리할 수 있도록 협조 부탁한다."
금방이라도 민주당이 점거한 본회의장으로 쳐들어갈 것 같던 기세와 비교하면 한껏 꺾인 모습입니다.
새삼 여야 협상의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회의장의 경호권 발동을 동시에 요청했다는 점에서, 강행처리 입장에 변화가 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명분쌓기라는 분석입니다.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물리력으로 끌어내는 모습을 연출한 뒤에 불어닥칠 수 있는 후폭풍에 대한 대비책인 셈입니다.
국회가 멈춰선 며칠 동안 한나라당이 심혈을 기울인 법안 선별과 정리 작업도 같은 맥락입니다.
경제살리기와 위헌 요소 제거를 위해 강행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강행처리 이후의 복안도 고민 중입니다.
대표적인 방안이 개각.
법안 처리와 연초의 분위기를 타고 국정쇄신의 모습을 마련한다는 명분의 개각은, 국회 몸싸움에 쏠린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개각 시점은 1월 중순 이후가 되겠지만, 연초부터 하마평을 흘릴 경우 소기의 목적은 달성할 수 있다는 게 한나라당 판단입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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