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 내정 추미애, 16년 전 강금실과 어떤 점이 같고 다를까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지난 5일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습니다. 추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에 임명되면,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전 장관에 이은 두 번째 여성 법무부 장관이 됩니다.

오늘(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 후보자와 강 전 장관은 여성이라는 점 외에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두 사람 모두 판사 출신이며 장관 지명 이전부터 개혁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던 점 등입니다. '검찰 개혁'이라는 정권의 목표를 최우선 과제로 안고 장관에 지명됐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그러나 16년 전 강 전 장관과 현재 추 후보자의 정치적 입지나 처한 상황, 앞으로의 세부적인 개혁 과제 등을 고려해보면 다른 점도 적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일단 나이부터 엇비슷합니다. 강 전 장관은 1957년 2월생으로, 1958년 10월생인 추 후보자보다 한살 더 많습니다.

강 전 장관은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83년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추 후보자 또한 비슷한 시기인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85년 춘천지법 판사로 임관했습니다.

두 사람은 판사 시절부터 개혁적인 성향을 보여왔습니다. 강 전 장관은 진보 성향의 법조인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창립멤버였고, 추 후보자 또한 판사 시절 전두환 정권의 '불온서적'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각했을 정도로 개혁적인 소신을 지켜왔습니다.

강 전 장관은 취임후 대대적인 '서열 파괴' 인사를 단행해 검찰 조직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습니다. 추 후보자도 법무부 장관직에 오르면 검찰 인사권의 조기 행사로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강 전 장관과 추 후보자는 1995년 나란히 법복을 벗었습니다. 강 전 장관은 변호사의 길로 나섰고, 추 후보자는 정계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강 전 장관은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사상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이 됐습니다.

강 전 장관과 추 후보자 모두 '검찰 개혁'이라는 과제를 안고 법무부 장관에 지명됐지만, 2003년과 현재 상황은 차이점이 많습니다.

강 전 장관은 국정 장악력이 가장 강한 정권 출범 초기에 법무부 장관이 됐지만, 추 후보자는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습니다.

강 전 장관은 1년 5개월간의 재임 기간에 검찰 수사권 독립의 토대를 마련하고 검찰 인사의 폐쇄성을 완화하는 등 검찰 개혁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핵심 과제인 검경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실패했습니다. 대검 중수부 폐지 계획을 철회하는 등 검찰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정부는 추 후보자의 정치적 역량과 추진력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5선 국회의원이자 당 대표까지 지낸 '중량급 정치인'인 추 후보자는 장관직에 입성하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추 후보자는 또 '추다르크'라는 별명에 걸맞게 직접수사 부서 축소 등 검찰 개혁 작업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중수부 폐지, 공수처 설치 등을 놓고 갈등을 겪다가 핵심 과제를 중도에 접어야 했던 강 전 장관과 달리, 추 후보자가 장관직에 오르면 문 정부의 핵심 공약을 성공적으로 이행해낼지 관심입니다.

추 후보자는 장관 지명 후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많은 저항에 부딪히기도 하고, 그 길이 매우 험난하다"면서도 "검찰 개혁은 시대적 요구"라며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