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오늘(9일) 원내대표 선출로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에 얽힌 여야 정치인들의 인연이 다시 주목됐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날 국회에서 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 처음 참석한 심 원내대표를 '동지'라고 칭했기 때문입니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민주화 동지로 하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보다 내가 (심 원내대표를) 더 빨리 만났다. 합동수사부(합수부) 감방 동지"라며 "(민주당 대표인) 이해찬 의원도 (그때) 배후조종자인가로 됐다"고 말했습니다.
문 의장의 언급은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을 회상한 발언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은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끄는 신군부가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두고 '김대중 일당'의 내란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조작한 사건을 말합니다. 이로 인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측근·관계자들은 내란음모 등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던 심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한 학생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투옥돼 수감됐습니다.
문 의장 역시 내란음모에 가담한 혐의로 옥고를 치렀다. 문 의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2005년의 회고글을 올리며 "신군부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한 줄기로, 김대중 선생님의 맏아들인 김홍일 의원과 제가 주도한 '연청' 조직도 반국가 단체로 규정해 버렸다"며 "고문이 계속되는 동안 수치심과 공포, 절망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고 쓴 바도 있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이 시기 서울대 복학생협의회 대표였으며, 내란음모를 위한 학생운동의 총책으로 지목돼 수감됐습니다.
이렇게 얽힌 관계는 지난 5월 심 원내대표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1980년 조사 당시 진술서를 공개할 때도 드러난 바 있습니다.
당시 심 원내대표는 유 이사장이 '김대중 씨와 관계한다고 소문이 돌던 이해찬'이라고 언급했다는 내용 등을 공개했고, 유 이사장은 "이해찬 선배가 몇천명 보는 데서 내 멱살을 잡은 적이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진술하지 않기는 어려웠다"고 반박하며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심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본 의원이 먼저 잡혀 거짓자백을 해 자신이 고문받았다고 허위사실을 인터뷰했다", "이 대표가 신군부에 반대 투쟁을 하던 동료 선후배 101명의 명단을 작성해 합수부에 제출했다"고 공격했습니다.
'운동권' 후배 세대인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심 원내대표는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향후 '
이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심 원내대표 선출 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고 예산안도 함께 논의하기로 한 것을 보면 출발이 좋은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원내대표와 심 원내대표의 스타일상 '강대강' 충돌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