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차기 국무총리로 최종 확정짓고 조만간 이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상 최초의 국회의장 출신 총리 발탁입니다.
이번 총리 교체는 대표적인 '경제통'이자 국회와 협치를 부각할 수 있는 정 전 의장을 총리로 내세워, 집권 중반기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국정운영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여기에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앞두고 '최장수 총리' 직을 이어가고 있는 이낙연 총리가 여권의 최전선에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다중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애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후 인선을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지금 국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선거법 개정안 등이 언제 통과될지 알 수 없다"며 "무작정 시간을 끌 수는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여권 내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만큼 정부 부처를 총지휘할 총리 교체 문제가 빨리 '교통정리'가 돼야만 부처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여기에 이 총리가 다음 총선에 지역구로 나가기 위해서는 내년 1월 16일까지 공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청문회 일정을 더 미루기 어려웠으리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총리가 지역구 출마를 할지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놓는 것이 좋다는 의견입니다.
차기 후보자로 낙점된 정 전 의장의 경우 여권 내에서는 문재인 정부 중반기를 이끌 '경제총리' 콘셉트에 부합하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 전 의장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뒤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이사까지 17년간 재직하는 등 풍부한 기업 경험을 갖췄고, 노무현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역임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국회와 행정부의 '협업'이 점차 강조되는 흐름 속에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내며 여야 간 협치를 모색한 경험이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애초 청와대는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인 김진표 의원을 유력한 후임 총리로 검토했으나, 시민단체 등 진보진영의 반대가 불거지고 김 의원 본인이 고사의 뜻을 밝히며 정 전 의장 쪽으로 무게추가 급속하게 이동했습니다.
정 전 의장은 그동안 청와대의 의사 타진에 대해 수차례 고사한 바 있으나 '김진표 카드'가 보류된 뒤에는 결국 청와대의 검증요청에 동의했으며, 청와대는 지난 11일부
여권의 한 관계자는 특히 "정 전 의장이 총리가 된다면 내치(內治) 영역에서 총리의 권한이 상당부분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정 전 의장 지명이 발표될 경우 입법부의 수장 출신 인사가 사실상 행정부의 '2인자'가 된다는 점에서 국회에서의 반발도 예상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