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언한 '연말 시한'이 사실상 끝나면서 내년 한반도 기상도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도발의 수위를 지속해서 높여온 북한이 내년에는 그동안의 경고대로 어떤 '새로운 길'을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일단 연말을 목전에 두고 보여준 북한의 호언과 군사 동향은 내년에도 미국의 새로운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훨씬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북한은 미국에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조치에 따른 상응 조치로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하라며 '체제 생존권·발전권'을 위한 한미군사훈련의 중단과 제재 완화 같은 조치를 촉구해 왔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미국의 적극적인 대화 구애도 외면한 채 크리스마스 선물로 ICBM 발사를 시사하는가 하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두차례 '중대한 시험'을 했다며 한동안 언급하지 않았던 '핵'을 들먹이고 '자위적 핵전쟁 억제력'을 주장했다.
이런 움직임이라면 내년에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삼고 있는 ICBM 발사를 강행하며 대미 압박과 위협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부정적 전망 속에서 북한의 대미 강경 호언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수위조절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각국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발 빠른 움직임 속에서 정세는 여전히 유동적이어서 북한 역시 '막가파 직진 도발' 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면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말 들어 북한의 도발적 말과 행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북제재 완화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내년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승리를 선언해야 하는 마지막 해여서 자칫 무모한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선언한 '새로운 길'은 2017년 이전 같은 '무모한 도발'의 회귀보다는 레드라인을 흔드는 애매한 수준에서 중(中)강도에 머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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