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통합신당인 미래통합당의 상징색 '밀레니얼 핑크(분홍)'를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기존 자유한국당의 빨간색 대신 통합신당에 맞는 새로운 변화를 준다는 취지에서 '밀레니얼 핑크'를 상징색으로 선정했지만, 총선이 임박한 가운데 홍보 비용 등 현실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앞서 보수 진영에서 '밀레니얼 핑크'를 처음 쓴 곳은 지난해 5월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였습니다.
당시 여의도연구원을 이끈 김세연 전 원장은 한국당이 '꼰대정당'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취약층인 20·30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간담회장에서 '밀레니얼 핑크'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이후에도 김 전 원장을 비롯해 소속 직원들의 명함에도 '밀레니얼 핑크'를 적용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발간한 '밤깊먼길' 책 표지와 청년들과 함께한 '2040 미래 찾기 토크콘서트' 홍보 포스터에도 '밀레니얼 핑크'가 쓰이는 등 당 공식행사에도 자주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연한 파스텔톤 분홍빛인 '밀레니얼 핑크'가 기존에 선거에서 자주 쓰던 빨간색, 파란색과 같은 원색이 아니어서 선거운동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후보자들이 짙은 빨간색을 이미 쓰고 있고 특히 선거운동용 복장이나 홍보물을 지금 바꾸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견해를 반영하듯 한국당 회의에 참석한 심재철 원내대표, 박완수 사무총장 등은 분홍색 넥타이를 착용했지만, 김 정책위의장은 새까만 양복 차림으로 나타나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브랜딩 디자이너 출신인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밀레니얼 핑크'라는 색은 2000년 이후 누군가 이름 붙인 조어라 그 농도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저런 애매한 색을 당 색으로 정한 자는 과연 누구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기존 한국당의 강성 이미지를 중화시키고 젊은층에 호감을 살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습니다.
한창 진행 중인 지역구 국회의원 공천신청자 면접장에서 박인숙 의원은 연핑크로 된 정장 세트를 맞춤으로 입었고, 분홍색 하트 장신구 등을 부착한 지원자도 눈에 띄었습니다.
당내에서도 선거운동을 뛰고 있는 여러 의원이 "파스텔 톤이라 부드럽고 포용적인 느낌", "젊은 유권자에게 주는 진한 빨간색의 거부감을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등 환영의 뜻을 밝혔
이와 관련해 한국당 김찬형 홍보본부장은 "통합의 정신과 다양성은 맞닿아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색깔을 혼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본부장은 "현재 '밀레니얼 핑크'로 눈에 띄는 색깔을 만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핑크빛을 기본으로 하는 당 상징색을 오는 17일 출범식에서 최종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