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 사흘째인 어제(19일) 미래통합당(약칭 통합당) 안에서 지역구 공천을 둘러싼 통합 세력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새로운보수당 출신 유승민 의원은 총선 공천 작업에서 새보수당 인사들이 부당 대우를 받고 있다는 취지의 '항의' 메시지를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측에 보냈습니다.
이는 같은 당 출신 이혜훈 의원의 휴대전화 화면이 한 인터넷 매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드러났습니다.
이 의원과 유 의원이 채팅앱을 통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그대로 찍혔는데 공교롭게도 유 의원이 김 위원장 측에 보낸 메시지를 그대로 이 의원에게 전달해준 것이 사진에 담긴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대표 출신 이언주 의원에게는 전략공천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새보수당 의원들을 상대로 컷오프(공천배제) 혹은 경선 결정을 내려 불공정한 공천을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메시지의 주요 내용입니다.
유 의원은 메시지에서 "이언주나 새보수당이나 통합은 마찬가지인데 이언주는 험지인 경기광명을 피해서 부산으로 단수공천 받고, 이혜훈은 컷오프, 지상욱, 민현주는 수도권 경선, 하태경은 경선… 이런 결과가 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김형오 의장의 공천에 원칙이 뭐냐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어제 김무성 대표의 지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참고해주시기 바란다"라고도 했습니다.
이 의원은 유 의원에게 "죄송하다. (유승민) 대표님께 채근하는 것 같다. 지금은 1분 차이로 명운이 갈릴 수도 있다 보니 무도하게 구는 것 용서해달라"고 답장했고, 유 의원은 "이렇게 보냈고, 김세연(공관위원)에게도 보냈다", "괜찮다. 김형오가 갈수록 이상해지네"라고 언급했습니다.
실제 이언주 의원이 부산 중구·영도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자신의 현 지역구에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한국당 출신 후보와 경선을 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한 새보수당 출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언주 의원에 대해 전략공천 비슷하게 말이 나오니 역풍이 부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공천이 되려면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공관위원 누구 하나 사심을 갖고 임하는 사람이 없다. 우리는 엄격한 기준에 입각해서 한다"며 유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로부터 해당 메시지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유승민 의원과 접촉 안 해서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유 의원을 믿는다. 정치인으로서 바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람이라 믿고 있고, 또 한 당의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고민도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사실상 메시지 내용에 대한 답변으로 읽힙니다.
'이혜훈 의원 컷오프설'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은 어제부로 통합당 당원이 됐다. 여론조사도 안 했는데 어떻게 컷오프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향후 공천 결과를 놓고 공정성 시비가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에는 "아마 잘 이해를 못 하셔서 그럴 것"이라며 "당사자에게는 불리할 수도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직접 심의 과정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보수당 출신 수도권 의원들의 지역구인 경기 여주양평(정병국), 서울 서초갑(이혜훈), 서울 관악을(오신환), 경기 평택을(유의동), 서울 중구성동을(지상욱) 등은 아직 공천 면접 전이어서 발표에서 제외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